“얼굴 안봐도 OK”… 온라인 과외앱 인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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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문제 “찰칵” 올리면 5분내 풀이 사진 ‘척’
중고생들 “거리낌없는 질문 장점”… 거리-시간-장소 제약도 없어

‘찰칵’. 경북 영양고등학교에 다니는 조모 군(16)은 수학 문제를 풀다가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스마트폰을 꺼내 든다. 문제를 사진으로 찍어 수학문제 풀이 애플리케이션(앱) ‘바로풀기(바풀)’를 실행시킨다. 문제를 올린 지 5분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과외 교사와의 채팅방에 들어가 보니 A4용지 한 장을 꽉 채운 문제 풀이 사진이 올라와 있다.

최근 중고교생들 사이에서 질문과 풀이 과정을 찍은 사진으로만 소통하는 ‘온라인 과외 앱’이 유행이다. 이전에도 문제 풀이 앱은 있었지만 과외 교사를 일대일로 매칭시킨 서비스까지 접목한 앱은 올 3월에 선보인 ‘바풀’이 처음이다.

바풀의 한 달 이용료는 13만2000원으로 오프라인 과외나 학원비보다 저렴하다. 4주 동안 채팅방이 항상 열려있어 수시로 물어볼 수 있다. 바풀에서 온라인 과외 교사로 활동하는 이들의 80%는 현직 과외 및 학원 교사들이다. 서비스를 선보인 지 5개월 만에 앱 다운로드는 5만 회, 가입자 수는 1만 명을 넘었다.

수학풀이 앱 ‘오누이’도 서비스 시작 5개월 만에 유료서비스를 이용하는 학생들이 700명을 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오누이는 학생이 문제를 찍어 올리면 운영진이 서류와 면접 전형을 통해 뽑은 과외 교사들이 실시간으로 답변해주는 방식이다. 한 달간 하루 10회 질문할 수 있는 월 사용료는 3만8500원이다.

온라인 과외 앱을 이용하는 학생과 교사는 철저히 온라인이나 모바일에서 채팅으로만 소통한다. 문제와 풀이를 찍은 사진을 주고받는 게 기본적인 패턴이다. 간혹 대화가 오갈 때도 있다. ‘교재는 뭘 사면 좋을까요?’라는 학생의 질문에 ‘EBS 교재로 해 볼까요?’라고 대답하는 식이다. 학생과 교사가 만나는 것은 물론이고 전화할 일도 없다. 바풀, 오누이 등에서는 교사의 성별, 경력 등만 공개하고 연락처, 주소 같은 신상정보는 비공개다.

학생들은 이러한 온라인 소통에 더 편안함을 느낀다. 한 달째 바풀 유료 과외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한 학생은 “전화 통화도 부담스러워서 번호도 물어보지 않았다”며 “서로의 신상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질의응답을 하니 모르는 문제를 물어볼 때도 부끄럽거나 거리끼는 것이 없어 더 자유롭게 질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직접 얼굴을 맞대고 공부하는 과외보다 온라인 과외를 선호하는 학생 중 일부는 오프라인 과외나 학원을 끊고 온라인 과외로 대체하고 있다. 바풀이 이용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보니 바풀을 시작하면서 과외나 학원을 끊었다는 응답이 18.3%였다.

과외 앱은 학원과도 손을 잡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오누이는 ‘SN 아카데미’라는 독학 재수학원과 최근 계약을 맺었다. 고예진 오누이 대표는 “과외 앱은 독서실에서도 활용할 수 있어 학생들이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온라인과외#앱#오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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