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추억] 이희수 감독 “1999년 찬란했던 한화의 비상… 그날의 함성·흥분 잊을 수 없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0월 29일 06시 40분


한화의 유일한 한국시리즈 우승은 1999년 이뤄졌다. 롯데를 꺾고 우승을 확정한 직후 한화선수들이 이희수 감독을 헹가래쳐주고 있다. 스포츠동아DB
한화의 유일한 한국시리즈 우승은 1999년 이뤄졌다. 롯데를 꺾고 우승을 확정한 직후 한화선수들이 이희수 감독을 헹가래쳐주고 있다. 스포츠동아DB
4. 이희수감독이 말하는 1999년 한화 우승

“1999년 우승이 지금까지 마지막 우승이 될 줄이야….”

한화는 최근 3년 연속 꼴찌를 차지했다. 최근 6년 중 5차례 최하위의 불명예. 가을잔치는 이제 먼 옛날 얘기가 돼버렸다. 그러나 독수리도 가을 창공을 힘차게 비상한 적이 있었다. 1999년 한국시리즈 우승이었다. 1986년 빙그레로 1군에 참여한 뒤 지금까지 이글스의 유일한 우승으로 남아있다. 당시 한화를 지휘한 이희수 감독은 “벌써 15년 전 일이지만, 지금도 그날의 함성과 흥분은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해 매직리그 2위였던 한화는 플레이오프에서 드림리그 1위 두산에 4연승을 거두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드림리그 2위 롯데는 매직리그 1위 삼성을 플레이오프에서 7차전 혈투 끝에 꺾고 한국시리즈 무대에 올랐다.

“1992년엔 내가 빙그레 코치였는데 롯데에 1승4패로 졌다. 그 뒤로 7년 만에 롯데를 한국시리즈에서 만났다. 그해 우리 전력이 좋았다. 마운드에는 정민철 송진우 이상목에다 마무리 구대성이 있었다. 용병타자 2명이 잘해주면서 3번 데이비스∼4번 로마이어∼5번 장종훈∼6번 송지만으로 연결되는 타선도 좋았다.”

사직구장에서 열린 1차전. 한화는 4회 2점을 선취했지만 롯데는 5회말 김응국의 솔로홈런과 호세의 우중월 2점홈런으로 3점을 뽑아 역전했다. 그러나 한화는 6회초 백재호의 좌월 솔로홈런으로 동점을 만든 뒤 대타 최익성이 2점홈런을 터뜨려 5-3으로 재역전하면서 결국 6-3으로 승리했다.

이후 모두 1점차 승부. 사직 2차전에서 4-3으로 승리한 뒤 대전 3차전에서 2-3으로 첫 패를 당했다. 고비였던 4차전에선 2-1 역전승을 거두고 우승에 1승만을 남겨뒀다. 그리고 잠실로 넘어가 열린 5차전. 9회초 1사까지 2-3으로 뒤져 승부는 6차전으로 넘어가는 듯했다. 여기서 데이비스의 안타에 이어 로마이어가 우중간을 가르는 동점 적시타를 친 뒤 육중한 몸을 날리며 3루에서 살았다. 그리고 장종훈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4-3 재역전. 9회말 구대성 등판은 정해진 수순이었다. 2사 2루에서 마지막 타자 박현승을 2루수 앞 땅볼로 처리하는 순간 한화 선수들이 덕아웃을 박차고 나와 서로 뒤엉켰다.

“그해 선수들도 잘해줬지만 이남헌 사장을 비롯한 프런트도 선수단에 지원을 잘해줬다. 우승하는 날 생각도 못했는데 김승연 회장님이 그룹에 축하파티를 준비해뒀더라. 가수도 부르고, 축제 분위기였다.”

지금도 대전에 살고 있는 이희수 전 감독은 그러나 한화가 이후 한 번도 우승을 못하고 있는 사실을 아쉬워했다. “2000년대 들어 한화에 김태균 류현진을 제외하고는 특급 선수가 튀어나오지 않는다. 이번에 훈련 많이 시키는 김성근 감독이 왔으니 선수들 기량 좀 끌어올려주지 않겠나.”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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