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에 1개층씩 올리는 첨단공법… 호찌민 도심 스카이라인 확 바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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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한류 50년의 주역들]베트남 놀라게 한 금호건설

‘베트남의 명동’이라 할 수 있는 호찌민 시 응우옌후에 거리에 있는 타임스퀘어 빌딩. 지하 3층∼지상 40층의 최고급 주상복합 건물로 금호건설이 2012년 5월에 준공했다. 금호건설 제공
‘베트남의 명동’이라 할 수 있는 호찌민 시 응우옌후에 거리에 있는 타임스퀘어 빌딩. 지하 3층∼지상 40층의 최고급 주상복합 건물로 금호건설이 2012년 5월에 준공했다. 금호건설 제공
베트남 호찌민 시 최고 번화가인 응우옌후에 거리. 2012년 5월 이후 이 지역의 스카이라인이 바뀌었다. 연면적 8만8641m² 규모에 아파트와 오피스, 호텔 등이 들어찬 지상 40층의 타임스퀘어 빌딩 때문이다. 이 빌딩은 호찌민 시에서 최고급 주상복합단지다.

타임스퀘어는 베트남에 ‘건설한류’를 일으킨 금호건설이 지었다. 금호건설은 1995년 호찌민 시에 지사를 설립한 뒤 타임스퀘어를 비롯해 금호아시아나플라자, 선라이즈시티 등 베트남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건물들을 잇달아 세웠다. 호찌민 시에서 ‘Kumho(금호)’는 자국기업만큼이나 익숙한 기업이 됐다.

○ 4일에 1층씩 솟는 건물, 현지 언론 ‘깜짝’

타임스퀘어는 준공 당시 베트남 현지 언론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2010년 4월 첫 삽을 뜬 지 22개월 만에 초고층 빌딩을 완성했기 때문이다. 당초 예정보다 4개월 앞당긴 것이었다. 금호건설은 4일에 1층씩 올리는 ‘4 데이 사이클(4 Day Cycle)’의 공정관리 기법을 당시 베트남에서 처음 선보였다. 근로자들은 하루 2개 조씩 교대근무로 24시간 일했다.

당시 현장소장을 맡은 김성인 금호건설 상무는 “응우옌후에 거리 일대는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만 레미콘 차량이 진입할 수 있어 철야작업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철야작업이 이어지다 보면 사고 위험이 커지지만 금호건설은 연인원 65만 명이 투입된 현장에서 ‘400만 시간 무재해’라는 기록을 세웠다. 발주업체인 베트남 타임스퀘어사로부터 보너스로 12만 달러를 받기도 했다.

금호건설이 베트남에서 처음 세운 건물은 최고 31층, 3개 동의 복합단지인 ‘금호아시아나플라자’(2009년 11월 준공)였다. 공사비는 2억2500만 달러(약 2373억 원)로 크진 않았지만 금호건설이 1984년 사우디아라비아 급수탕 공사 이후 22년 만에 따낸 해외수주라 의미가 컸다.

호찌민 시의 땅은 무르다. 수분을 많이 함유한 퇴적층이라 지반공사를 하기가 어렵다. 금호건설은 지하 60m까지 콘크리트 기둥을 박아 건물을 지지하게 하는 신공법을 썼다. 1층을 먼저 지은 뒤 지하와 지상을 동시에 건설하는 방식으로 공사기간을 단축하기도 했다.

○ 베트남인의 마음을 사다

금호건설은 베트남에서 다양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호찌민 시에서는 주상복합인 시티플라자와 뉴펄아파트 등 건물공사가 진행 중이다. 뿐만 아니라 인프라, 플랜트 등으로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2012년 8월 휴양도시 냐짱(호찌민 시 북동쪽 320km에 위치)의 하수처리장 공사를 수주해 올해 12월 준공도 앞두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공사를 따게 된 배경을 놓고 금호건설은 “베트남인의 마음을 샀기 때문”이라고 했다. 실제 금호건설은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한다. 2007년 6월 부이비엔판응라오 지역에 ‘사랑의 집 1호’를 탄생시킨 뒤 베트남 전역에서 ‘사랑의 집짓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심재극 금호건설 해외영업담당 상무는 “지금까지 쌓은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앞으로 더 적극적으로 베트남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베트남#스카이라인#금호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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