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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안인해]한중 수교 20주년, 요동치는 한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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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안인해]한중 수교 20주년, 요동치는 한반도

동아일보입력 2012-08-24 03:00수정 2014-07-31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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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인해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한국국제정치학회 회장
20년 전 바로 오늘 한국과 중국이 역사적인 수교를 맺었다.

당시에는 천지개벽이라고 할 정도로 역사적 사건이었지만 이제는 지정학적으로 가까운 만큼이나 양국은 상호 밀접한 연관성을 지니게 되었다. 나는 수교 20주년일을 맞아 한국과 중국을 둘러싼 국제 질서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다.

올해는 한반도와 주변국에 각별한 의미를 지닌 해다.

미국의 닉슨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1972년)하여 중-미 간 데탕트를 시작한 지 40주년이 되는 해이며 중국과 일본이 관계 정상화를 이룬 지 4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남북한에는 남북기본합의서(1991년 12월 합의)가 발효된 지 20주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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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동아시아에는 어떤 기회와 도전 변화가 일어났을까.

중국이 급부상하고 미국은 상대적으로 쇠퇴하면서 역내 질서 변화가 태동하고 있다. 미국은 아시아로의 귀환을 선언했다. 중국은 이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주요 2개국(G2)으로서 중-미 관계의 변화는 동아시아 주변국의 대외정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역사적으로 중-미 관계와 남북한 간에는 구조적 역학관계를 보여 왔다. 남북 7·4공동성명(1972년)은 중-미 간에 해빙기를 맞은 바로 그해 남북한 대화가 이어진 결과였다. 소련의 몰락으로 탈냉전기가 도래하면서 중-미 간에 우호적 분위기가 형성되고 남북 기본합의서에 합의할 수 있었다.

이후 미국이 중국을 전략적 동반자로 명명하며 적극적인 대중국 화해를 모색하는 가운데 비로소 남북한 간에 첫 번째 정상회담을 통해 6·15공동선언(2000년)이 이뤄졌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여겼지만 임기 말에 이르러 이해가 걸린 당사자로서의 중국을 인정하게 되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두 번째 남북 정상회담으로 10·4선언(2007년)에 합의할 수 있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임기를 시작하면서 누구와도 만날 수 있다는 용의를 표명해 북-미 관계 개선의 의지를 보여 왔다. 작년 초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농축우라늄을 우려하면서도 남북한의 건설적 대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천안함, 연평도 사건으로 얼어붙은 한반도 정세는 다음 정권이 들어서기 전까지 풀리기 어려운 국면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반도와 주변 주요국의 리더십 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러시아는 연초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재등장으로 강한 러시아 건설을 내세운다. 중국은 연말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물러나고 시진핑 시대를 열어나가고자 한다.

미국도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여부에 따라 주요 정책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다. 일본은 국내정치 상황에 따라 노다 요시히코 정권에 대한 재신임 선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은 3대 세습으로 김정은 체제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한국은 총선을 치렀고 연말 대선에서 정권이 교체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이렇게 급변하는 정세 속에서 한중일은 서로에게 얼굴을 붉히고 있다. 중국과 일본은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열도)의 영유권 분쟁으로 일전을 벌일 기세이다. 한일 간에는 독도문제가 얽혀 있고, 최고지도자를 둘러싼 감정적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임기 말 현상이라고 하기에는 국민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각국의 폐쇄적 민족주의가 되살아나고 공동체 형성이 요원하게 느껴질수록 동아시아 협력의 노력도 더딘 발걸음에 힘겨워질 것이다.

2012년은 한반도의 명운이 걸린 숙명을 안고 있다. 미-중-일-러와 남북한의 새로운 지도자들은 2013년에 시작될 동아시아 질서의 ‘새판 짜기’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한국의 여당과 야당의 대선주자를 자처하는 후보들의 외교·안보관이 아직은 확실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 한반도와 주변국 정세를 꿰뚫는 냉철한 안목으로 시류에 흔들리지 않는 뚜렷한 목표의식이 있어야 한다.

안인해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한국국제정치학회 회장


#한중 수교#한국#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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