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박종우 이해-아량을…’ 日에 굴욕적 e메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17일 11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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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가 박종우(23·부산)의 '독도 세리머니'와 관련해 일본축구협회에 보낸 공문 성격의 e메일에서 박종우의 잘못을 인정하는 표현을 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동아닷컴은 민주통합당 안민석 의원실을 통해 대한축구협회가 13일 일본축구협회에 보낸 영문 e메일을 입수했다.

공문의 제목은 '올림픽 축구경기 이후 나온 비신사적인 세리머니(Unsporting celebrating activities after the Olympic football match)'. 사실상 잘못을 인정하는 표현으로 '사과하는 태도가 아니었다'는 축구협회의 기존 해명과는 달라 논란이 예상된다.
안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메일의 제목부터 비신사적인 행위(unsporting celebrating activity)에 대해 선처를 바란다는 굴욕적인 문장으로 시작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e메일은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이 구니야 다이니 일본축구협회장에서 보내는 영어 공문 형식을 취하고 있다.

e메일 본문 2번째 문단에서 조 회장은 '심심한 유감을 표시한다(I would like to cordially convey my regrets)'고 했다. '사과(apology)'라는 직접적인 표현은 없다. 하지만 이 정도면 실질적으로 사과를 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안 의원은 "가령 장관이 잘못을 했을 때 국회의원들이 사과를 요구하면 '유감'이라는 표현을 쓴다. 이 문서는 국제 외교 문서고, 같은 관점에서 바라보면 'regret' 정도면 충분히 사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안 의원은 "조 회장이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이어 박종우의 행동이 승리에 도취해 우발적으로 나왔다며 의도적인 정치적 행위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후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4번째 문단에서는 "양국 축구협회의 우호적 관계를 고려해 너그러운 이해(kind understanding)와 아량(generosity)을 보여 주면 매우 감사하겠다(highly appreciated)"고 적었다.
이를 두고 안 의원은 "너그러운 이해(kind understanding)와 아량(generosity)을 베풀어 달라는 저자세의 스포츠외교"라고 비판했다.

한편 e메일은 김주성 축구협회 사무총장이 주도해 작성했고, 조중연 회장이 검토후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e메일에는 어법에 맞지 않는 표현도 나온다. 예컨대 '충동적으로 일어났다(it was just happened impulsively)'라는 문장은 'happen'이라는 동사를 쓰면서 'was'가 불필요하게 들어갔다.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문장은 'It should not happened(happen의 오기) again'으로 잘못 썼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는 17일 이와 관련한 긴급 현안 질의를 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채널A 영상] 축구협회, 日에 “박종우 세리머니 유감”…긁어 부스럼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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