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타디움 ‘마법 양탄자’ 입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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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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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8월 세계육상선수권 대비 기록제조기 ‘몬도 트랙’으로 새 단장

세계 정상의 인간탄환들과 인간새들의 경연장이 될 대구스타디움. 17일 준공식을 가진
이곳에서 내년 8월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린다. 대구스타디움은 우레탄이 아닌 몬도
트랙이 깔려 선수들의 기록 단축이 기대된다. 사진 제공 에스콰이아건설
세계 정상의 인간탄환들과 인간새들의 경연장이 될 대구스타디움. 17일 준공식을 가진 이곳에서 내년 8월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린다. 대구스타디움은 우레탄이 아닌 몬도 트랙이 깔려 선수들의 기록 단축이 기대된다. 사진 제공 에스콰이아건설
김국영(19·안양시청)이 6월 전국육상선수권에서 10초23의 한국 신기록을 세울 당시 대구스타디움이 우레탄이 아닌 몬도 트랙이었다면 어떤 기록이 나왔을까. 다수의 육상 전문가들은 “10초20대를 허물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230차례 이상 세계신기록을 양산한 몬도 트랙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김국영도 “뛰어보지 않아 확신할 수는 없지만 더 좋은 기록을 냈을 것이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는 몬도 트랙 위에서 기록을 다시 깨고 싶다”고 말했다.

내년 8월 27일부터 제13회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릴 대구스타디움이 몬도 트랙으로 갈아입고 17일 푸른 위용을 드러냈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는 18억 원을 들여 2001년 우레탄 포장지로 설치했던 트랙을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권장하는 몬도 트랙으로 교체했다. 색깔은 청량감을 주는 파란색이다. 전광판 크기도 1.5배로 확대해 낮에 발생하는 눈부심 현상을 줄었다.

몬도 트랙은 반발력이 좋아 기록 단축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이탈리아 몬도사 제품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우사인 볼트(자메이카)가 세계신기록 3개(100m, 200m, 400m계주)를 쏟아낸 국가체육장 운동장의 트랙이 바로 몬도 트랙이다. 그뿐만 아니라 1995년 예테보리 세계육상세계선수권부터 2005년 헬싱키 대회까지 6회 연속 사용됐고,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부터 2008년 베이징 대회까지 1988년 서울 대회만 제외하곤 계속 주경기장 트랙으로 쓰였다.

17일 재개장된 대구스타디움을 직접 둘러본 광저우 아시아경기 100m 허들 금메달리스트 이연경(29·안양시청)은 “반발력이 좋은 것 같다. 기록 단축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더 긍정적인 마음으로 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몬도 트랙이 기록제조기로 불리는 이유는 뭘까. 먼저 천연탄성복합고무 소재로 만들어져 탄성력이 우레탄보다 약 1.3배 크다. 13mm 두께의 몬도 트랙과 똑같은 성능을 내려면 우레탄 17mm가 필요하다는 것이 이탈리아 피드몬트 스포츠과학연구소의 설명이다.

트랙 밑에 펌프 역할을 하는 격자구조 층이 있는 것도 특징이다. 발이 지면에 닿을 때 충격을 최소화하고 빈 공간의 공기들이 펌프 작용을 해 추진력을 최대화한다. 황을 첨가해 미끄럼이 적고 열에 대한 저항성도 높다.

준공식에 참석한 안드레아 발리우리 몬도 부사장은 “2008년 베이징 때보다 더 혁신적인 트랙을 설치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도 대구와 같은 트랙이 깔린다”고 설명했다.

마이클 존슨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200m 세계신기록을 세운 후 “마법의 양탄자다. 내가 아닌 트랙이 기록을 세웠다”고 말했다. 2011년 8월 푸른 몬도 트랙 위를 달릴 세계 건각들의 질주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대구=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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