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보’가 이끄는 진리의 길

  • 입력 2008년 4월 25일 02시 57분


황룡사 진신사리-고려 초조대장경 등 한자리에

■ 조계종 불교중앙박물관 29일부터 1주년 특별전

부처님 오신 날(5월 12일)을 앞두고 신라 황룡사에 봉안했던 석가모니 부처의 진신사리(眞身舍利)를 친견(親見)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서울 종로구 견지동의 조계종 불교중앙박물관은 29일∼6월 29일 개관 1주년 기념 특별전 ‘법보(法寶)’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불(佛) 법(法) 승(僧)의 삼보(三寶) 가운데 지난해의 ‘불’에 이어 ‘법’(부처의 가르침)을 주제로 한 전시. 부처의 숭고한 가르침을 통해 진리의 세계에 도달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기획했다.

전시엔 경북 경주 황룡사터 출토 진신사리, 사리 소탑, 고려 초조대장경 등 불경, 화엄경 법화경과 관련된 불교미술품, 도쿄국립박물관의 사리기(舍利器) 등 197점의 불교 유물을 선보인다.

주목할 만한 유물은 황룡사터 출토 진신사리 5과. 진신사리는 약 2500년 전 석가모니 부처의 유골을 말한다. 처음엔 인도 8개의 종족이 사리를 8등분해 나누어 갖고 이를 8개의 탑에 안치했다. 그 후 서기 3세기경 인도 마우리아왕조의 아소카왕은 8개 탑에 들어가 있던 부처의 사리를 꺼내 8만4000개로 나누어 인도 각지의 8만4000개 탑에 안치했고 그것이 중국 한국 등으로 전래됐다. 신라의 자장법사는 643년 중국에서 진신사리 100과를 가져와 황룡사 9층 목탑(13세기 몽골 침입으로 소실), 통도사 계단(戒壇) 등에 안치했다.

경주 출토 ‘도쿄 사리기’ 등

진귀한 유물 197점 전시돼

이번에 전시되는 진신사리가 바로 그것이다. 국내에서 역사적 근거가 가장 명확한 부처의 진신사리로, 불교계 최고의 성보로 꼽힌다. 박물관은 황룡사 진신사리의 의미와 가치를 부각하기 위해 중앙전시실의 독립 공간에 전시할 계획이다. 전시 개막 하루 전인 28일 오후 2시 반에는 전시실의 사리 불단(佛壇)에서 차를 올리는 헌다(獻茶) 의식을 봉행한다.

황룡사 9층 목탑 터에서 출토된 청동 팔각 사리 소탑(통일신라 말∼고려 초)도 불교 문화재의 수작. 탑신(塔身·몸체) 정면에 문을 달아 사리를 봉안할 때 열고 닫을 수 있게 했고 옥개(屋蓋·지붕)에는 꽃장식이 붙어 있다.

국내 최초의 대장경인 고려 초조(初雕)대장경(11세기)도 의미 있는 전시품이다. 부처의 힘으로 거란족의 침입을 물리치려 했던 고려인의 마음이 담겨 있다.

2007년 경북 안동시 보광사의 고려 목조관음보살좌상 속에서 발견된 보협인다라니경(寶협印陀羅尼經·1007년)과 대각국사 의천이 편찬한 원종문류(圓宗文類·11세기)도 처음 선보인다. 특히 보협인다라니경엔 국내 최고(最古)의 변상판화(變相版畵·불경의 내용을 표현한 판화)가 들어 있기도 하다. 원종문류는 의천이 화엄종의 다양한 학설을 종합 정리한 책.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에 있는 금동 원통형 사리기(8세기)와 은제 계란형 사리기(8세기)도 보기 힘든 귀한 유물이다. 이 사리기들은 모두 경주 남산에서 출토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유출된 것이다. 원통형 사리기는 표면 전체에 연꽃과 99개의 소탑이 새겨져 있어 통일신라인들의 불심(佛心)의 깊이를 잘 보여 준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