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쿠르 포기선언’ 임동혁씨 내년 출전의사 밝혀

  • 입력 2006년 10월 19일 02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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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 나가면 제가 늘 최연소였어요. 그때가 엊그제 같은데…. 김선욱 군 같은 10대 후배들이 해외 콩쿠르에서 좋은 성적을 낸 것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지난해 한국인 최초로 폴란드 쇼팽콩쿠르에서 형 임동민(26) 씨와 함께 3위에 입상했던 피아니스트 임동혁(22·사진) 씨. 그는 22일 오후 2시 반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영국 BBC심포니오케스트라와 협연하기 위해 최근 독일에서 귀국했다.

임 씨는 “쇼팽콩쿠르 이후 많은 게 변했다”고 말했다. 어릴 적부터 러시아와 독일에서 형제의 유학을 뒷바라지해 왔던 부모는 귀국했고, 형은 미국 메네스 음대로 갔다. 그는 독일 하노버에서 홀로 거주하며 경제적, 음악적으로 독립하기 위해 애썼다.

그러나 임 씨는 “외롭게 살다 보니 나 자신을 돌아보고 음악적으로 더 성숙할 수 있었다”며 “예전보다 연습량이 30%로 줄었는데도 스승인 아리 바르디(하노버 음대) 교수님이 ‘연주가 훨씬 좋아졌다’고 말씀해 주셨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쇼팽 콩쿠르 3위 입상 후 인터뷰에서 “이제 콩쿠르 출전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나 내년 6월 세계적인 권위의 차이콥스키 콩쿠르를 앞두고 마음이 흔들리고 있다. 그는 “후배들의 국제 콩쿠르 수상 소식에 더욱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러시아에서 10년 동안 살며 출전 기회를 엿보았던 차이콥스키 콩쿠르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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