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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마당]초등학교 1학년부터 영어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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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마당]초등학교 1학년부터 영어교육

입력 2006-01-26 03:00수정 2009-09-3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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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인적자원부는 현재 3학년부터 하고 있는 초등학교 영어교육을 2008년부터 1학년으로 앞당기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른바 ‘세계화 시대’에 조기 영어교육의 필요성을 부인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영어교육 확대에 따른 실질적인 효과와 추가 비용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은 여전히 유효하다. 한편에선 이 시점에서 중고등학교와 대학에서 이루어지는 실용적이지 못한 영어교육의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언어교육 이를수록 좋다▼

영어를 배우는 나라는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영국, 미국, 캐나다 등 전통적으로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해 온 국가들이다. 두 번째는 제국주의 시대에 영국과 미국의 식민통치를 경험했던 국가로서 자신의 모국어와 함께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고 있는 나라들이다. 세 번째는 한국, 일본, 중국 및 대부분의 유럽 국가와 같이 영어를 외국어로 사용하는 나라들이다. 이 세 부류의 국가들을 합치면 세계의 거의 모든 나라가 영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영어를 사용해야 할 기회가 급격하게 증가해 왔다. 이런 추세는 한국이 세계 중심국가로 나아감에 따라 더욱 확대될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는 우리에게 영어 사용을 종전의 단순한 외국어교육 차원이 아닌, 이중언어교육 차원으로 끌어올릴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최근에 교육인적자원부가 초등학교 1, 2학년 영어교육을 시범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라고 발표한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외국어 학습의 효과는 해당 외국어에 대한 노출 정도가 큰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영어교육을 초등학교 1학년부터 실시함으로써 당연히 학생들이 공교육에서 영어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늘 것이고, 이는 전체적인 영어 노출량을 증가시켜 영어 학습을 좀 더 용이하게 해 줄 것이다.

조기영어교육 반대론자들이 내세우는 주된 이유 중의 하나가, 조기에 영어학습을 함으로써 우리말 습득에 장애가 생기고, 또 정체성 확립에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우려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영어 학습에 앞서 우리말을 제대로 습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1997년부터 실시되고 있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의 영어교육에서 확인되고 있듯이, 초등학교부터 조기영어교육을 실시한다고 해서 나이 어린 학생들의 모국어 사용 능력이 저하되었거나, 학생들의 국가적 정체성이 훼손되었다는 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영어교육을 실시한다고 해도 학생들의 우리말 사용 환경과 비교하면 여전히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여 영어 학습 때문에 우리말 습득에 장애가 발생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기우에 불과하다. 오히려 우리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부족한 영어 학습량을 늘려 나이가 어릴수록 커지는 외국어 학습 잠재력을 적기에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정부도 지난 10년간의 초등영어교육의 결과들을 면밀히 검토해서 그동안 드러난 문제점들을 적극적으로 보완하고 개선함으로써, 조기영어교육이 형식적인 교육에 머무르지 않고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특히, 우리 사회의 중요한 해결과제로 떠오른 영어 사교육비의 과도한 지출을 막기 위해서라도, 공교육 부문에서 제대로 된 조기영어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학부모들로 하여금 초등학교 영어교육을 신뢰하게 함으로써, 조기영어교육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이제는 우리 모두 이중언어 사용이 단순히 개인적인 자산이 아닌 ‘국가 차원의 자산’이라는 점을 깊이 인식해 국가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영어교육을 양적, 질적으로 강화해야 할 것이다.

박준언 숭실대 교수·영문학


▼조기교육 효과 검증 안돼▼

초등학교 영어교육이 2008년부터 1, 2학년으로 확대 실시되는 것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지만 이 계획은 아직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올 하반기와 내년에 16개 시도별로 1개교씩 1, 2학년 대상 영어조기교육 연구학교를 시범 운영하고, 그 성과를 보아 2008년부터 전국에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영어과 교육과정 개정작업이 막바지에 있다는 것 등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2008년부터 초등학교 1, 2학년 영어교육을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문제는 좀 더 기간을 두고 시범학교에서의 효과를 검증한 후에 다음번 교육과정 개정 때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초등영어가 1982년에 특별활동교육으로 도입된 후 15년 만인 1997년에 비로소 정식과목으로 도입된 전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영어교육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은 “조기영어교육은 이를수록 좋다”는 이론을 내세운다. 필자는 2004년에 조사를 통해 초등학교 3학년부터 영어를 배운 고교 1학년생이 안 배운 고교 2학년생보다 영어능력이 우수함을 확인한 바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여건에서 초등영어를 3학년에서 1학년으로 내리는 것이 더 좋은지에 대해서는 면밀한 검증을 할 필요가 있다. 과연 ‘비용대비 효과(cost effectiveness)’가 있는지를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영어교육을 2년 앞당기는 데 드는 비용보다 적은 비용을 들여서 더 나은 효과를 얻는 방법도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영어교육을 하면 조기유학으로 새어 나가는 돈을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의 논거는 빈약해 보인다. 한국교육개발원 김홍원 박사의 조사에 따르면 영어 때문에 조기유학을 보낸다는 부모는 전체 응답자 가운데 23% 정도였다. 반면에 극심한 경쟁 위주의 교육과 대입제도(21%), 과다한 사교육비(12%), 외국의 학력을 더 인정하는 풍토(11%), 국제적 안목을 지닌 인재 육성(10%) 등의 이유가 조기유학의 배경으로 꼽혔다.

사교육비 경감 효과도 미지수다. 오히려 영어 사교육이 시작되는 학령이 더 내려오는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사교육이나 조기유학을 줄이려면 그 해법을 공교육의 근본적인 질 향상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교육부가 계획하고 있는 중학교에의 원어민 교사 배치 확대, 영어체험학습센터 설치 및 운영 확대, 영어수준별 학습 자료 개발 및 보급, 우수 교사 선발과 연수 확대 등은 좋은 처방이 될 것이다.

더욱 근본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은 현재의 듣기, 읽기 위주의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말하기, 쓰기 시험을 도입하는 것이라고 본다. 현재의 수능시험 제도 안에서 말하기, 쓰기 시험이 어렵다면 영어만은 수능시험에서 떼어 내어 별도로 시행할 수도 있을 것이다. 외국어 시험에 말하기, 쓰기 시험을 강화하는 것은 돌이킬 수 없는 추세다. 이를 위한 기술적인 문제는 이미 세계적으로 해결되어 있다. 예산도 그리 많이 들지 않는다. 학생들은 대학입시에서 강한 학습 동기를 부여받는다. 이 방안을 도입하면 영어교육의 새로운 역사를 열게 될 것이다.

권오량 서울대 교수·영어교육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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