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혈인, 그들도 한국인]“백인계 괜찮지만 흑인계는 좀…”

  • 입력 2006년 1월 13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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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계 혼혈인과는 결혼할 수 있지만 흑인계 혼혈인은 싫어.”

미혼 남녀 10명 가운데 6명은 혼혈인과 결혼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와 결혼정보회사 듀오(www.duo.co.kr)가 지난해 12월 6∼9일 미혼 남녀 347명을 대상으로 ‘혼혈인과의 결혼에 대한 의식’을 조사한 결과 64.8%인 225명이 “혼혈인과 결혼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남성 응답자의 67.5%, 여성 응답자의 62.6%가 이같이 대답해 남녀 모두 혼혈인과의 결혼에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결혼할 때 선호하는 혼혈인에 대한 질문에 백인계 혼혈인이란 응답자 비율은 64.3%로 높았지만 황색인계 혼혈(25.6%) 또는 흑인계 혼혈(6.1%)이란 응답은 적어 유색인종 혼혈인에 대한 차별 의식이 드러났다. 흑인계 혼혈인과 결혼할 수 있다는 응답자는 남성은 12.5%였지만 여성은 0.5%에 불과했다.

‘혼혈인과 결혼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40.1%가 문화적 정서적 차이를 느낄 것 같다고 대답했다. 25.4%는 ‘내 자녀를 혼혈인으로 만들고 싶지 않다’고 대답해 우리 사회에 혼혈인에 대한 차별이 있음을 보여 줬다.

이에 대해 김현미(金賢美)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는 백인계 혼혈, 매력적인 혼혈, 상품화되고 이미지화된 혼혈인에 대해서는 호감을 느끼면서 실생활에서는 혼혈인을 차별하는 이중적인 태도”라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우리 사회의 아픈 과거사와 연관된 흑인계 혼혈인과 황색인계 혼혈인인 ‘코시안’을 일상생활에서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인식의 전환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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