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지용 “클래식-전자음악 다 같은 음악이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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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발적 음악가’ 피아니스트 지용, 뉴욕 콩쿠르 10세때 최연소 우승
안무-광고 출연 등 활동 범위 넓혀… 재즈페스티벌서는 컴퓨터로 공연

음악가 지용은 윤리 선생님이었던 아버지를 가장 존경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인권과 예의”라며 “무엇을 하든 사람과 옳은 것에 대해 먼저 생각하고 싶다”고 말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음악가 지용은 윤리 선생님이었던 아버지를 가장 존경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인권과 예의”라며 “무엇을 하든 사람과 옳은 것에 대해 먼저 생각하고 싶다”고 말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전 피아니스트라기보다는 음악가예요.”

도발적이다. 음악가 지용(26)은 지난달 27일 열린 서울 재즈페스티벌에서는 피아노와 컴퓨터를 함께 사용해 공연했다. 석 달 동안 소프트웨어는 물론이고 사운드까지 직접 만들어냈다. “팝 음악 프로듀서들이 많이 하는 일인데 제가 시작했어요. 클래식이라 볼 수는 없지만 다 같은 음악이죠.”

그는 피아니스트로 어렸을 때부터 주목을 받았다. 2001년 뉴욕 필하모닉 영 아티스트 콩쿠르에서 10세의 나이로 최연소 우승을 차지했다. 이듬해 클래식 매니지먼트사 IMG와 최연소 아티스트로 계약도 맺었다. 2007년 본보 ‘21세기 신천재론’의 주인공 중 한 명으로 뽑히기도 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오드메종에서 만난 그는 짧게 자른 머리에 노란색 선글라스, 반바지와 운동화 등 외모로만 봤을 때는 클래식 연주자로 보이지 않았다. 지금까지 그의 행보는 외모만큼 파격적이었다.

2010년 발레리나인 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장의 무대에서 피아노를 반주했고, 일본 재즈그룹 프리템포와 협력해 싱글앨범을 냈다. 2012년에는 자신의 바흐 앨범의 뮤직비디오에서 샤콘에 맞춰 직접 안무한 춤을 추기도 했다. 3년 전에는 세계적인 인터넷 기업 구글의 광고에도 출연했다.

“피아니스트이면서도 음악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전자음악은 피아노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을 표현할 수 있어서 좋아요.”

10대 때부터 천재 소리를 듣고 단숨에 주목받았지만 10대 후반 자신에 대해 알지 못해 힘든 시기를 보냈다. 2009년 IMG와도 결별했고, 2년간 피아노 의자에 거의 앉지도 않았다.

“피아노를 치면서 저만의 특징은 물론이고 제 사운드도 찾지 못했어요. 그냥 연주하고 돈 버는 것에 익숙했던 거죠. 꼭 피아노만 치면서 살기보다는 다른 쪽에서 재미를 찾고 다양한 것들을 실험해 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했어요.”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면서도 클래식 연주자로서 공연도 자주 하고 있다. 14일 바이올리니스트 스테판 피 재키브와 리사이틀을 연다. 워너 인터내셔널과 계약을 맺고 인터내셔널 데뷔 앨범을 8월 미국 보스턴에서 녹음할 예정이다.

“클래식 공연 때는 클래식 피아니스트처럼, 다른 성격의 공연 때는 또 변신하면 되는 거죠. 다른 사람들에게 말로 설명하기보다는 음악으로 판단받고 싶어요. 컴퓨터 음악으로 음반을 낼 계획도 있습니다.”

그는 미국 유명 토크쇼 프로그램인 ‘엘렌쇼’에 출연하는 것이 꿈이다. 만약 출연한다면 자신을 어떻게 소개할까? “경계를 허물고, 재미있지만 진지함도 있는 음악가 지용입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피아니스트#지용#서울 재즈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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