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노출’ 김고은 “왜 벗었냐면…”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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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25일 07시 00분


영화 ‘은교’로 대중들을 향해 설레면서도 두려운 첫 발을 내디딘 신인 연기자 김고은.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영화 ‘은교’로 대중들을 향해 설레면서도 두려운 첫 발을 내디딘 신인 연기자 김고은.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영화 ‘은교’ 여주인공 김고은, 그녀는 왜 노출을 택했나

70대 노시인-30대 제자와 삼각관계
“노시인 아프면 눈물이…연민인가요?
영화 보면 왜 노출 선택했는지 알 것”


“눈이 요물(妖物)이야!”

카메라에 클로즈업된 얼굴과 눈빛을 보면서 정지우 감독은 말했다. 25일 개봉한 ‘은교’(제작 정지우필름, 공동제작 렛츠필름)의 연출자 정지우 감독은 자신의 영화 속 여주인공을 그렇게 표현했다.

아직 신인이라고 불러야 자연스러운 연기자 김고은(21).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3학년, 휴학) 출신인 김고은은 ‘은교’를 통해 세상에 나섰다.

박범신 작가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은교’에서 70대 노시인(박해일)과 그의 30대 제자(김무열) 사이에서 욕망을 자극하는 17세 여고생 은교 역을 맡았다. 사랑과 젊음을 욕망하는 노시인, 스승의 재능을 따라가지 못하는 제자의 또 다른 욕망 속에서 은교는 더욱 생기발랄하다.

인터뷰에서 만난 김고은은 마치 그 은교의 현실 속 생생함이었다.

- 첫 영화이다. 느낌이 어떤가.

“시사회가 끝난 뒤 만감이 교차해 눈물이 났다. 그 정확한 감정이 뭔지 모르겠다. 울다 멀쩡해졌다 또 울고…. 은교의 마음으로 영화가 보일 줄 알았는데 노시인의 시선으로 보고 있더라.”

- 노시인의 시선이라면.

“노시인의 마음이 아프면 눈물이 나고, 마음이 뭉클해졌다.”

- 연민인가, 안타까움인가.

“자신의 마음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모습, 너무 간절해보였다.”

- 기술시사(스태프가 모두 모여 영화 완성본을 최종 검토하는 시사회)에 참석했다던데, 함께 연기한 박해일이 ‘독하다’며 역설의 칭찬을 보내더라.

“하하! 스크린에서 내 얼굴을 처음 보는 거라서…. 감정신이 많이 힘들었다. 지금은 덤덤해지긴 했다.”

- 300:1의 경쟁률

뚫고 캐스팅.“오디션에선 독백 연기를 선보였고 심사위원으로 참석한 영화 관계자들과 대화도 했다. 지금 소속사 대표이신 학교 선배님의 소개로 우연히 정 감독을 만나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그때 ‘배우의 노출 연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길래 ‘작품에 필요하다면 당연히 해야 한다’는 답을 드렸다. 영화를 위해 배우가 몸을 사리지 않는 게 맞는 것 아니냐. 단지 난 아직 학생이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했다.”



- 노출 연기를 결국 선택했다.

“3∼4일 동안 부모님과 함께 엄청나게 고민했다. 하지만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욕심이 컸다. 아버지가 그러셨다. ‘네가 두려워하는 건 알겠는데, 이번 기회를 놓치고 다음에 또 다른 기회가 왔을 때에는 두려움이 없겠느냐. 그럴 때 할 수 있겠느냐’고.”

- 부모님도 영화를 보셨나.

“영화를 보시고 밝은 표정으로 날 안아주셨다. 안심이 되더라.”

- 그동안 인터뷰를 하면서 노출 연기에 관한 질문이 많았나보다. 아직 묻지도 않은 노출 연기에 대해 먼저 털어놓다니.

“그런 질문을 받았을 때는 마음이 많이 상하기도 했다. 이제는 영화를 보면 알 것이다는 생각을 한다.”

- 배우를 꿈꾼 건 언제부터인가.

“고교(계원예고) 1학년 때였던 것 같다. 평생 배우를 희망한다. 이것 외에 다른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좋은 배우가 되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 이제 관객을 만나게 된다.

“설레고 두렵다. 하지만 내가 선택하고 도전한 것이다. 후회가 남더라도 내 한계치까지 최선을 다했고, 혹평을 받더라도 인정할 수 있을 만한 노력을 했다고 생각한다.”

김고은은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선택한 것도 “주구장창 연기만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직 학생인 만큼 “배워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 김고은은, 정지우 감독의 말처럼, “호기심 가득한 눈”을 갖고 있었고 “자기중심이 명확해서 휩쓸리지 않을 것” 같았다. 그 묘한 매력의 눈빛을 드러내는데, 딱 은교였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트위터 @tadada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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