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국제마라톤]코스이탈 책임통감, 사과드립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16일 1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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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km까지 2시간13분19초로 국내 1위를 달리던 오서진(국민체육진흥공단)은 황성대교를 건넌 뒤 40.8km 지점인 경주예술문화회관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돌아야 하는데 용담정 방향으로 직진했다. 당시 용담정 방향 진입도로를 막고 서 있던 대회 운영요원 1명과 유도선 역할을 하던 모범택시기사 8명, 경찰 2명, 자원봉사자 3명, 다른 운영요원 1명 등 10여명의 관계자들은 "우회전입니다"라고 크게 외쳤다. 하지만 오서진은 이를 듣지 못한 채 그대로 달렸다. 이에 운영요원이 제지하러 달려갔다.

오서진에 약 200m 뒤처져 달리던 김지훈(고양시청)도 뒤따라 직진을 해 다른 운영요원이 따라갔다. 선수들의 걸음이 너무 빨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사이 국내 3위로 달리던 고준석(건국대)과 4위 조세호(음성군청)도 직진을 하게 됐다. 이후부터는 돌아온 운영요원 등이 선수들을 바른 방향으로 인도했다.

김지훈과 오서진은 길을 잘못 든 것을 뒤늦게 깨닫고 경주예술문화회관 삼거리로 되돌아와 완주해 기록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고준석과 조세호는 계속 달려 다른 길로 경주시민운동장에 도착해 각각 국내 2위, 3위를 했지만 코스 이탈로 실격이 됐다. 김지훈은 2시간27분40초로 이재광(2시간25분20초·음성군청)과 박병권(2시간27분11초·상무)에 이어 3위, 사실상 레이스를 포기하고 천천히 달린 오서진은 2시간44분19초로 4위가 됐다.

이번 사건은 선수들이 코스를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 당시 대회 운영요원 등 10여명의 인원이 "우회전입니다"를 크게 외쳤다. 운영요원이 용담정 방향 진입을 막고 있었고, 모범택시기사들이 우회전 방향으로 줄 지어 서 유도선 역할까지 했다. 조금만 신경을 썼어도 코스 이탈은 하지 않을 수 있었다는 게 대한육상경기연맹의 설명이다.

하지만 오서진은 "현장에 길을 인도해주는 사람이 없었다"고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다.

경주=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사과드립니다 ▼

동아일보 2011경주국제마라톤대회에서 국내 남자 엘리트 선수 4명이 코스를 이탈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코스를 숙지하지 못해 다른 길로 가는 선수들을 미리 저지하고 바른 방향으로 유도하지 못한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합니다. 공동 주최사인 동아일보와 대한육상경기연맹은 피해를 본 해당 선수들을 비롯해 모든 마라토너들에게 심심한 사과를 드립니다. 내년 대회에서는 만반의 준비를 다해 대회 운영에 한 점의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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