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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엑스맨’ 같은 인간 돌연변이, 생존에 어떤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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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엑스맨’ 같은 인간 돌연변이, 생존에 어떤 영향?

동아일보입력 2011-06-10 03:00수정 2011-06-10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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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 잘 적응한 돌연변이가 현생인류” 《“핵전쟁이 일어나야 인간은 줄고 우리와 같은 돌연변이가 많아지겠지.” 최근 개봉한 영화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에서 악역 세바스찬 쇼우는 냉전시대의 미국과 옛 소련을 이간질하며 이같이 말한다. 반면 훗날 ‘프로페서 X’가 되는 찰스 자비에는 한 여인의 푸른 눈동자와 붉은 머리카락을 보고 ‘매력적인 돌연변이’라고 말한다.》

영화 엑스맨 시리즈에 등장하는 돌연변이 인물은 사회 환경에 유리한 특성을 갖고 있다. ‘프로페서 X’는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사람의 뇌를 마음대로 조종하고, ‘매그니토’는 철을 자유자재로 다뤄 인간의 무기를 무력화한다. 실제 인류의 역사에 등장한 돌연변이 중에서도 유리한 특성은 세대를 이어 유전됐다.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 후쿠시마 부근 돌연변이 발생 가능성 높아

영화에서 쇼우가 돌연변이를 늘리기 위해 핵전쟁을 일으킨 방법은 잔인하지만 과학적이다. 핵폭발로 발생하는 막대한 양의 방사성 물질은 인간 유전자에 변형을 일으켜 돌연변이가 발생할 확률을 높인다. 실제로 1986년 옛 소련 체르노빌에서 원전 폭발사고가 발생한 뒤 돌연변이로 인한 기형아 출산이 크게 늘었다.


방사성 물질에서 나오는 방사선은 임신부의 태아가 배 속에서 자랄 때 세포 분화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게 영향을 준다. 그 결과 팔다리나 장기 등 신체 일부가 정상적으로 갖춰지지 않은 아기가 태어나게 된다. 생식세포인 정자나 난자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김선영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유전체의학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방사선이 정자가 가진 유전자에 이상을 일으키면 부모가 정상이라도 돌연변이 자손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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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유로 올해 3월 방사성 물질 누출 사고가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일대에는 세계 과학자의 이목과 걱정이 집중돼 있다. 방사능 수치가 낮은 저준위 방사선이 돌연변이 발생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치는가는 아직 연구되지 않았지만 특정 유전자에 오류가 발생하면 치명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유전자가 ‘얼마나 변하는가’보다 ‘어디가 변하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 매력적인 돌연변이, 후대(代) 확산 스토커 쉐도우 오브 체르노빌

보통 돌연변이는 현실에서나 영화에서나 차별을 받는 등 거부당하기 쉽다. 하지만 만약 돌연변이가 가진 특성이 외모적으로 우월하거나 환경에 적응하기 유리하다면 상황은 다르다. 배우자를 쉽게 만나서 ‘돌연변이’된 유전자를 자손에게 물려줄 수 있다. 이렇게 세대가 반복되면 이러한 돌연변이 유전자는 보편적인 유전자가 된다. 인류 역사에서는 실제로 이 같은 일이 벌어졌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영국 세인트 앤드루대 피터 프로스트 교수는 “15만 년 전 빙하기 말 북부 유럽에서 ‘금발’ 돌연변이가 처음 나타난 뒤 1만 년 만에 유럽 전역으로 퍼졌다”고 국제학술지인 ‘진화와 인간행동’에 2006년 발표했다. 금발 돌연변이가 사라지지 않고 퍼질 수 있었던 이유는 금발 여성이 남성에게 더 매력적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환경 적응에 유리한 돌연변이가 대를 이어 전달되는 일은 지금도 발생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는 돌연변이로 ‘낫’ 모양의 적혈구를 가진 사람들의 유전자가 늘고 있다. 혈액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는 산소와 결합하기 쉽도록 가운데가 볼록한 원반 모양이어야 정상이다. 낫 모양 적혈구는 빈혈을 일으킨다.

그런데 중북부 아프리카에서 빈혈을 가진 사람은 ‘1등 신랑·신붓감’이다. 낫 모양 적혈구는 말라리아 병원균의 영향을 받지 않아 전염병이 창궐해도 살아남기 때문이다. 진화심리학을 전공한 전중환 경희대 교수는 “환경에 불리한 돌연변이는 도태되고 유리한 돌연변이만 남은 것이 현재 인류”라고 말했다.

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 jer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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