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봄철 근육 부상 예방법

  • 입력 2006년 4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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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부장인 이용진(45·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씨는 최근 사내 체육대회에서 축구를 하다 갑자기 장딴지가 칼로 찢기는 듯이 아파 왔다. 걷기도 힘들 만큼 통증이 심해 찾아간 병원에서는 ‘근육파열’로 진단했다.

날씨가 따듯해지면서 과격한 운동을 시작하거나 봄철 체육대회에서 갑자기 무리하다 근육이 끊어져 손상되는 근육파열 환자가 많아지고 있다.

이화여대 의대 이대목동병원 재활의학과 배하석 교수는 “근육파열은 운동선수 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흔하다”며 “봄철에는 새로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이 많아서 환자가 많다”고 말했다.》

○ 운동 전 몸 충분히 풀어야

근육에 무리한 힘이 갑자기 가해져 근육 또는 근육과 뼈를 이어주는 ‘힘줄’이 끊어지는 것으로 단순한 ‘근육통’과는 다르다.

환자들은 근육이 끊어지는 순간 ‘앗’ 소리가 저절로 나올 정도로 아픈 통증을 경험한다. 일부 환자는 “전기가 ‘찌릿’ 통한 것 같다” 또는 “고무줄이 뚝 끊어지는 듯했다”고 호소한다.

인제대 의대 서울백병원 스포츠메디컬센터 김진구 소장은 “근육에 갑자기 힘이 주어지면서 성격이 서로 다른 조직이 만나는 ‘근건이행부’(근육이 힘줄로 이어지는 부위) 또는 ‘골부착부’(힘줄이 인대로 연결되는 부위)가 끊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림 참조).

근육파열을 줄이려면 운동 전 ‘워밍업’이 가장 중요하다.

스트레칭 등으로 땀이 살짝 날 정도로 준비운동을 하면 체온이 올라가면서 근육과 힘줄 등의 탄력이 좋아진다.

이화여대 배 교수는 “처음부터 한쪽 다리를 쫙 펴고 무릎을 꾹꾹 눌러주는 스트레칭을 하면 오히려 근육에 무리가 간다”며 “가볍게 스트레칭하다 다리가 땅길 때는 10초 동안 멈췄다가 다시 시도하라”고 말했다.

○ 방향전환 때 가장 위험

근육이 파열되는 곳은 대부분 다리이지만 어떤 운동을 하느냐에 따라 다치는 부위도 조금씩 다르다.

전문가들은 운동할 때 갑작스럽게 방향을 바꾸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고 입을 모은다.

무릎 아래쪽 장딴지 근육(비복근)의 별명은 ‘테니스 레그’. 충분한 준비운동 없이 테니스를 하면서 날아오는 공을 치기 위해 급격히 방향을 전환하다가 근육이 파열되는 일이 잦아 붙여진 이름이다.

또 급작스러운 출발과 정지 또는 뛰어오르는 동작으로도 잘 다친다.

축구를 할 때는 무릎 위 앞쪽 근육(대퇴사두근)이 다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인제대 의대 김 소장은 “골을 넣으려고 공을 찰 때는 자기 체중의 2, 3배를 들어 올리는 정도로 힘을 주게 된다”며 “이때 근육에 무리가 생겨 아무것에도 부딪히지 않았는데 자주 근육이 끊어진다”고 말했다.

무릎 위 뒤쪽 근육(햄스트링)도 갑자기 방향을 바꾸거나 과도한 스트레칭을 할 때 다치기 쉬운 부위.

야구선수 박찬호는 1루 쪽으로 달리다가 갑자기 3루 쪽으로 몸을 틀면서 햄스트링이 파열된 적이 있다.

○ 초기대응 잘해야 부상 줄어

응급처치를 잘못하면 회복이 느린 만큼 ‘프라이스(PRICE)’ 원칙에 따라 초기 대응을 잘 해야 한다.

프라이스란 ‘Protection(보호)·Rest(휴식)·Ice(얼음)·Compression(압박)·Elevation(올리기)’의 약자로 △다리를 부목 등으로 움직이지 않도록 보호하고 △얼음찜질을 해 상처의 염증반응을 줄이며 △피가 상처 쪽으로 쏠리지 않도록 높게 올리라는 등의 대처 요령이다.

특히 상처에 뜨거운 찜질을 하면 상처를 악화시키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응급처치를 한 지 2시간 정도가 지나도 좋아지지 않을 경우 병원에 가서 X선, 초음파 등으로 근육의 파열 정도를 점검하는 게 좋다.

인제대 의대 김 소장은 “근육파열의 95%는 근육의 일부가 파열된 경우로 다친 근육이 더 손상되지 않도록 목발 등을 이용해 3주 정도 안정을 취하면 낫는다”며 “근육이 완전히 끊어진 경우엔 수술로 끊어진 부위를 연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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