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사타구니 가려움증은 ‘완선’…습진연고 바르면 악화

  • 입력 2005년 6월 20일 02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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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들이 여름철 자주 긁어대는 부위가 있다. 바로 사타구니다.

땀이 많이 나는 여름에 많기 때문에 습진쯤으로 여긴다. 그래서 무심코 습진 약을 발랐다 병을 키우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의학적으로 이는 ‘완선’이란 피부병이다. 무좀균이란 곰팡이가 원인이다. 원래 남녀 구분이 없지만 해부학적 구조 때문에 남자에게 많이 생긴다.

사타구니는 온도가 높고 땀이 많이 날 뿐 아니라 통풍도 잘 안 된다. 곰팡이가 서식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환경이란 얘기다. 물론 곰팡이가 산다 해서 심하게 가렵지는 않다. 초기에 처치를 잘 못하는 바람에 긁게 되고 땀을 제대로 닦지 않아 피부가 물러지면서 상처가 덧나는 것이다.

발에 무좀이 있는 사람일수록 완선에 걸리기 쉽다. 왜 그럴까.

무좀균은 발을 만진 손을 거쳐 사타구니로 옮아간다. 특히 잠을 자면서 자기도 모르게 사타구니를 긁는 경우가 많아 병이 더욱 쉽게 옮겨간다.

완선을 없애려면 항진균제 연고를 바르면 된다. 그러나 이때 씻고 완전히 말린 뒤에 연고를 바르지 않으면 오히려 악화될 수도 있다.

습진 연고는 절대 금물. 이런 연고에는 부신피질호르몬제가 섞여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호르몬이 오히려 곰팡이의 성장을 돕기 때문이다. 파우더를 뿌리는 것도 좋지 않다. 특히 진물이 나올 경우 파우더와 엉겨 또 다른 피부병을 유발할 수도 있다.

아무래도 예방이 최선이다.

우선 청결이 기본. 자주 씻고 완전히 말리도록 한다.

착 달라붙는 삼각형보다는 사각형 팬티를 입도록 한다. 또 같은 자세로 오래 앉아있으면 사타구니가 쉽게 축축해지므로 자주 일어나거나 자세를 바꿔주는 게 좋다.

이렇게만 하면 올여름은 남들 눈치를 보며 사타구니를 긁는 민망함을 면하지 않을까. (도움말=강북삼성병원 피부과 박태호 교수)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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