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문 2000]일본 미야자키 오션돔/동화같은 사랑

  • 입력 2000년 3월 22일 19시 26분


《‘일본의 제주도’라 부를 만한 규슈(九州)의 미야자키(宮崎)현. 이국적인 풍물과 넉넉한 인심, 편안한 쉼터, 그리고 바다와 산…. 소주 명산지로도 이름난 곳이다. 올 7월 오키나와(沖繩)의 G8정상회담에 이어 열리는 ‘세계외무장관회담’ 개최지. 허니문에 잘 어울리는 산뜻한 휴양지 미야자키현의 자연과 풍물을 소개한다.》

단 한시간반. 비디오 한 편도 ‘떼지’ 못할 짧은 시간. 그 새에 세상이 바뀐다. 여기는 일본 규슈 최남단 가고시마(鹿兒島)현 국제공항. 맑은 하늘과 따뜻한 기후, 싱그러운 바람이 새 봄의 신부를 맞는다. 북쪽으로 이웃한 미야자키현까지는 고속도로로 2시간 거리.

바다다. 수평선이다. 바다에는 배가 한 척도 없어 수평선의 매끈함이 돋보인다. 해안도 마찬가지다. 집 한 채, 사람 한 명 보이질 않는다. 이렇게 한가한 바다를 본 적이 언제였더라. 미야자키의 명소 ‘오션45’와 ‘오션돔’이 있는 시가이아가 이 바닷가에 있다.

히도쓰바 해안의 송림에서 솟구치듯 서 있는 45층(지하 2층 포함·표고 154m)짜리 거대한 호텔 오션45. 여닫이 천장으로 실내와 야외를 두루 연출할 수 있는 인공비치를 갖춘 워터파크 오션돔. 연중 밤낮으로 파도타기까지 즐길 수 있다. 오션45는 753개 객실이 모두 오션뷰(Ocean View·바다풍경)를 가진 전망 좋은 호텔. 그 옆의 오션돔은 세상에서 가장 큰 여닫이 천장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전천후 인공비치다. 올 7월 세계외무장관회담 참가자들도 여기서 묵는다.

전망용 엘리베이터로 오른 43층 전망대. 호텔 후면의 미야자키시와 주변 풍경은 오를수록 가경이다. 드디어 전망대. 지상 141m 높이다. 히도쓰바해안과 송림, 바다가 270도 광각으로 펼쳐진다. 해안선을 따라 300∼900m 너비로 12㎞나 뻗은 250년된 흑송숲(방풍림)도 장관이다. 골프장, 오션돔, 오션45, 콘도미니엄 등 모든 관광시설은 이 숲안에 있다.

오션돔은 20세기 건축공학의 극치라 할 만하다. 폭 300, 길이 100m의 거대한 실내에 기둥이 없다. 700t 무게의 천장(100×180m)은 단 10분만에 지붕을 열고 닫는다. 인공비치(최대깊이 3.5m)는 중미의 카리브해 분위기다. 비치는 잘게 부순 중국산 대리석을 깔아 하얗다. 그 위로 파도가 쉼없이 밀려온다. 높이 2.5m의 큰 파도(파도타기 가능)까지 만들어 내는 파도제조기 덕분이다. 워터파크는 비치 양편에 있다. 해변에서는 카리브해풍의 카니발도 펼쳐진다. 매일 밤 물위의 워터스크린에 레이저빔을 쏘아 펼치는 영상쇼는 환상의 세계로 끌어들인다. 수영복 차림으로 즐기는 필름라이드(Filmride·영화화면과 좌석을 연동시켜 극적인 스릴을 느끼도록 한 놀이기구)도 있다. 입장후 10분만 지나면 이곳이 인공비치라는 사실도 잊고 말 정도다.

<미야자키(일본)〓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미야자키 명소▼

미야자키의 해안도로에는 마을이나 건물 등 군더더기가 거의 없다. 해안선은 자연 그대로다. 오션돔을 떠나 남쪽으로 30㎞쯤 달렸을까. 빨래판처럼 생긴 검은 바위에 숲이 울창한 조그만 섬이 눈에 들어온다. 아오시마(靑島)다. 이 특이한 바위를 이곳 주민들은 ‘귀신의 빨래판’이라 부른다.

부근 아오시마해수욕장은 수심이 갑자기 깊어지는 이지역 해변과 달리 경사가 완만해 리조트로 개발된 곳. 야자수 우거진 테마파크, 지중해풍의 아오시마팜비치호텔이 있다. 지금 한창인 미야자키 꽃축제(3월18일∼5월31일)도 여기서 열린다. 야자수로 풍광이 이국적인 미야자키의 해안. 선인장농원 가는 도중 넘게 되는 호리키리 고개에서 보면 더욱 멋지다. 사보텐허브원은 선인장 130만그루가 심어진 선인장 정원. 자동보도와 모노레일로 편안히 정상에 오른다. 산책로에서 선인장을 배경으로 바다와 해안이 한 눈에 들어온다. 선인장 요리도 빼 놓을 수 없다. 수프 샐러드 스테이크 튀김 등 30여가지나 된다. 선인장이 꽃을 피우는 5월말∼6월초에 가면 가장 좋다.

남쪽으로 더 가면 해안 언덕에서 목장을 만난다. 그 중 선메세(Sun Messe)니치난은 칠레 이스터섬에 있는 모아이유적의 돌상으로 유명한 곳. 실제 석상과 똑같이 18∼29t 무게의 거대한 돌을 깎아 만든 모조 돌상이 7개나 있다.

마지막 코스는 ‘슈센노모리’(酒泉の杜). 소주의 고장 미야자키를 대표하는 운카이(雲海) 소주를 맛볼 수 있는 술 테마파크다. 운카이는 소주뿐만 아니라 맥주 와인 청주도 생산하는 향토 종합양조업체. 술시음 및 전시장과 온천욕장 뷔페식당, 유리공예 공방까지 있다.

소주관을 보자. 병모양 포장 술색깔 맛 도수에 따라 각양각색이다. 위스키처럼 참나무통에 담아 타카치오계곡의 폐터널속에서 장기 숙성시킨 것도 있다.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얼마든지 맛 볼 수 있다. 와인하우스는 양조장도 겸해 양조시설도 볼 수 있다. 연간 60만병(11종)이 생산되는 운카이와인은 양조용 포도가 아닌 달고 맛있는 과일포도로 만드는 게 특징. 맥주관에도 소규모 양조시설(마이크로 브루어리)이 있다. 한 잔 한 잔 술맛을 보다 보면 취기가 오르기 마련. 온천탕은 그래서 있는 듯 하다.

슈센노모리 관광후에는 규슈산지(山地)국정공원내 계곡 위 142m 높이에 줄을 걸어 매단 ‘데루하’대적교(현수교· 폭 1.2

m, 길이 250m의 도보전용)로 간다. 아슬아슬해 보이는 다리 한가운데서 보는 협곡 풍경이 기막히다.

▽정보구하기

일본국제관광진흥회(JNTO)의 미야자키현 서울사무소 02-736-4755

▽허니문패키지

3박4일(79만9000원) 4박5일(67만9000원)일정. 가고시마현의 사쿠라지마 활화산 관광 및 온천, 미야자키현의 오션돔 슈센노모리 사보텐허브원 선메세니치난 등 포함. 숙박은 미야자키관광호텔. 롯데여행사 02-399-2300, 한주여행사 02-3702-0001

▽나홀로여행

△자유여행패키지〓미야자키를 포함, 규슈내 주요관광지를 42만9000원으로 자유롭게 여행. 호텔 3박(조식 포함), 부산↔후쿠오카를 2시간50분만에 주파하는 쾌속선 비틀호 왕복승선권, JR규슈철도(특급) 무제한 승차권 포함. 상세한 여행안내서 제공 △여행코스〓후쿠오카 도착후 나가사키로 가서 하우스텐보스를 1일 관광한 뒤 후쿠오카로 돌아와 야간열차편으로 미야자키행. 관광(2박)후 벳푸로 이동, 1박후 아소활화산과 구마모토시를 관광하며 후쿠오카로 돌아와 부산행 비틀호를 탄다. 한국고속해운 02-730-8667

<일본미야자키현=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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