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영화 전용관 설립]에로비디오업계 『옆구리 터질라』

  • 입력 1998년 7월 22일 19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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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성인영화 전용관이 싫다.”

‘젖소부인…’ ‘어쭈구리’등 숱한 히트작시리즈를 만들어 온 국내 에로비디오 영화 제작자들은 정부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등급외 영화 상영 전용관’설립에 대해 걱정이 많다. “음란 폭력성 이념 등의 이유로 일반 극장 상영이 곤란한 영화는 따로 등급외 전용관을 만들어 상영토록 한다”는 것이 최근 국민회의가 발표한 영상관계법 개정시안. 추진과정에서 보수층의 반대 등 숱한 논란이 예상되지만 올가을 정기국회를 거쳐 내년부터는 등급외 전용관이 생길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그런데 왜 에로영화 제작자들이 울상일까? ‘초록은 동색’이라고 했는데….

비디오대여점용 에로영화를 많이 만들어온 유호프로덕션의 유병호사장은 “문화의 흐름이라는 차원에선 등급외 전용관 허용을 찬성한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개인적으론 반가울게 없다”고 털어놓는다.

“사실 그동안은 우리가 만든 비디오 영화가 합법적으로 상영 가능한 가장 ‘센’ 비디오영화로서 시장을 보호받아왔다. 그러나 등급외 영화가 공개리에 상영되면 개인적으론 손해가 될 수 밖에 없다.”

선명성(?)을 빼앗기게 될지 모른다는 이같은 걱정과 더불어 이들은 등급외 전용관이 생겨도 성적 표현의 영역이 현재보다 대폭 넓어지지는 못할 것이라고 판단한다.

일각에선 등급외 전용관 허용을 외국같은 ‘포르노 상영시대 개막’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이는 오산이라는 것. 형법의 음란외설표현물에 대한 처벌조항이 없어지지 않는한 우리 사법부의 분위기에서는 이른바 ‘하드코어 포르노’는 물론이고 치모 노출 정도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 영화관계자는 등급외 전용관에 대해 “한동안은 반짝하는 수요가 있겠지만 곧 시들해질 것이다. 영화제작자들이 포르노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지금보다 조금 더 야한 수준’에 불과한 등급외 판정을 겨냥한 영화를 일부러 만들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유호프로덕션과 쌍벽을 이루는 에로영화 제작자 한시네마타운 한지일대표는 “우리나라는 포르노 영화를 찍을 배우도 없고 상영할 여건도 안된다. 등급외 전용관이 생기면 괜히 외국의 삼류 외설 영화나 줄줄이 들어와 외화만 낭비될 것”이라며 못마땅해했다.

〈이기홍기자〉sechepa 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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