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캡]스케이트보드 챌린지 우승 광영고 백승현군

  • 입력 1997년 6월 24일 08시 10분


길이 70㎝에 폭 20㎝. 겨우 두 발을 올려놓을 만한 좁다란 나무판, 스케이트보드. 웬만한 사람들은 올라서서 중심을 잡는 것조차 쉽지 않은 공간에서 뜨거운 젊음이 분출된다. 보드마니아 백승현군(17·서울 광영고3). 스케이트보드가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1318. 항상 보드 곁을 떠나지 않는 것이 생활의 철칙. 국내최초의 프로스케이터가 될 꿈을 갖고 있다. 백군은 지난 15일 전국에서 몰려든 내로라 하는 동호인 1백20명이 참가한 가운데 벌어진 제1회 리바이스 스케이트보드 챌린지대회에서 가뿐히 우승컵을 안았다. 층계와 난간 등 인공장애물을 설치한 경기장에서 90초 동안 프리스타일로 기량을 선보이는 방식으로 치러진 이 대회에서 백군은 단연 출중한 기량을 뽐내며 대학과 일반부 선배들을 따돌렸다. 백군이 처음 보드에 몸을 실은 것은 중2 때. 형에게 선물로 받은 보드를 들고 여의도광장과 대학로를 넘나들며 어깨너머로 기술을 연마한 것이 벌써 5년째다. 이제 웬만한 고난도기술은 별로 힘들이지 않고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경지. 보드를 탄 채 공중에 점프한 상태에서 한바퀴 회전하며 착지하는 플립(flip)기술이 특기다. 지난해까지는 하루도 빠짐없이 삼성동 한국전력본사와 포스코빌딩앞 공터에서 보드를 탔다. 고3이 된 후로는 주말마다 동호인들과 함께 하루종일 보드에 매달리는 것으로 만족한다. 그는 보드동호회 「팀스크레치」의 창단멤버다. 틈틈이 스케이드보드를 취급하는 전문숍에 들러 비디오테이프와 잡지 등 관련자료를 샅샅이 훑는다. 새로운 기술이 나타날 때마다 직접 몸을 던져 해보지 않으면 온몸이 근질근질하다. 『보드에만 올라가면 쌓였던 스트레스가 쫙 풀려요. 수십번 도전한 끝에 위험천만한 기술을 성공시켰을 때가 가장 짜릿하죠』 보드가 전부라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공부와 담을 쌓은 것은 아니다. 당면목표는 대학에 진학, 사회체육을 전공하는 것.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진정한 프로가 되는 게 승현이의 꿈이다. 〈이 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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