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영식 전문기자의 스포츠 &]운동은 운명을 좌우하는 행동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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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은 같아도 방법(계단, 에스컬레이터)은 다르다.
방향은 같아도 방법(계단, 에스컬레이터)은 다르다.
안영식 전문기자
안영식 전문기자
최근 발표된 한국인의 기대수명(2015년 기준)은 82.1년이다. 2015년 태어난 아이들은 평균 82세까지 산다는 뜻이다. 여자(85.2년)가 남자(79년)보다 6년 이상 길다.

정작 중요한 것은 건강수명(평균수명에서 질병이나 다친 기간을 뺀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한국인의 건강수명(2015년 기준)은 73.2년. 9년이나 각종 병치레를 한다는 결론이다. 60세 정년이 법적으로 의무화됐고, ‘65세 정년 연장’도 거론되고 있지만 몸이 아프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의 격차를 줄이는 최고의 방법은 무엇일까.

운동이 ‘최상책’이다. 모르는 바 아니다. 건강한 노후를 위해서는 운동이 필수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실천을 못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운동은 습관이다. 그리고 꾸준한 운동은 의지가 관건이다.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것은 핑계가 될 수 없다. 반드시 헬스클럽에 다녀야 운동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평일 오롯이 별도의 체력단련 시간을 낼 수 있는 사람이 전 국민의 몇 %나 되겠는가.


돈 들이지 않고, 시간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알토란 같은 운동 방법은 많다.

대표적인 게 중력의 법칙을 거스르는 계단 오르기다. 겉보기와는 달리 운동 강도가 높은 전신운동이다. 하체 근육(종아리, 허벅지, 엉덩이)뿐만 아니라 척추 근육도 강화돼 디스크 예방 효과가 있다. 순환기, 호흡기, 신진대사 기능이 향상되며 정신건강(불안감 및 우울증 감소)에도 효험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요즘은 빌딩 내 금연이 정착됐기에 계단은 최적의 트레이닝장이다. 도처에 널린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의 ‘유혹’을 떨쳐낼 수 있느냐에 그 성패가 달렸다.

빠르게 걷기도 ‘권장 종목’이다. 필자의 지인(키 175cm)은 105kg의 체중을 1년 만에 85kg으로 줄였다. 버스로 출퇴근하는 그는 퇴근할 때 한 정거장 앞에서 내려 3개월간 집까지 평상시보다 빠르게 걸었다. 이후 마지막 두 달은 세 정거장 거리를 가뿐히 소화해 냈다고 한다.

이렇게 운동으로 배출된 땀은 사우나에서 강제로 빼낸 땀과는 차원이 다르다. 운동으로 인한 땀은 체내 지방을 분해하면서 배출되기 때문에 노폐물과 해로운 중금속(납, 수은, 카드뮴 등)이 빠져나간다.

이 밖에도 지하철 탑승 시 서있기, 철봉에 매달리기(턱걸이를 안 해도 운동효과 충분), 푸시 업, 쪼그려 앉았다 일어서기 등 간편하고 손쉬운 운동은 다양하다.

하지만 운동도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그리고 시작부터 욕심을 내면 십중팔구 실패다. 작심삼일(作心三日)에 그칠 것이 뻔하다.

만약 사무실이 19층에 있다면 첫 한 달은 9층까지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고, 10개 층만 계단 오르기로 기초를 다진 뒤 점점 층수를 늘려 나가자. 반면 계단 내려가기는 무릎 관절에 누적 충격을 주기 때문에 삼가는 게 좋다.

더불어 중요한 것은 운동 횟수와 시간이다. ‘7330’이란 게 있다. 일주일(7일)에 3회 이상, 한 번에 30분 이상 운동을 하자는 캠페인 구호다. 인간의 육체적 활동 효과가 지속되는 시간은 약 48시간이기에, 일주일에 3회 이상은 운동을 해야 효험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최소한 30분은 지나야 몸속 지방 분해가 시작된다.

기대수명도, 건강수명도 통계 수치가 그렇다는 것이다. 내가 그 나이까지 생존하고, 건강하게 산다는 보장은 없다. 이 세상 올 때의 순서는 있지만 저세상 갈 때의 순서는 없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 크게 아파 본 사람은 절실히 느낄 것이다. 일단 병이 나거나 심하게 다친 이후 예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은 몇 곱절의 노력과 투자가 필요하다.

연말정산 때 의료비 공제 대상이 안 된다며 아쉬워하는 직장인들이 있다. 오히려 기뻐할 일이다. 본인이, 가족이 건강하다는 방증 아닌가.

경제적인 측면에서 따져 봐도 그렇다. 의료비 지출액이 총급여액의 3%를 초과해, 그 초과금액의 15%를 세액공제 받는 게 유리할까. 아니면 애초에 3%가 안 되는 의료비를 쓰는 것이 이익일까. 계산기를 두들겨 보지 않아도 후자가 ‘정답’이다. 게다가 건강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지 않은가.

어떤 조직이든 결과물로, 실적으로 평가한다. 열심히 하는 것은 기본이고, 잘해야 한다. 그러려면 건강은 필수다. 자영업자도, 월급쟁이도 건강한 몸이 ‘밑천’이다. 운동은 본인뿐 아니라 가족의 운명을 좌우하는 유익한 행동이다.
 
안영식 전문기자 ysahn@donga.com
#기대수명#건강수명#건강한 몸#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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