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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커 못잖은 큰손…러시아관광객 모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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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커 못잖은 큰손…러시아관광객 모셔라

최고야기자 입력 2015-01-21 03:00수정 2015-01-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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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인 관광객 위한 스키 강습 강원 정선군에 위치한 하이원리조트에서 이달 4∼7일에 열린 ‘루스키 페스티벌’에 참여한 러시아인 관광객들이 한국인 강사에게 스키를 배우고 있다. 영하 20도까지 내려가 는 추운 현지 날씨를 피해 비교적 기온이 높은 한국 스키장을 찾아 겨울 스포츠를 즐기는 러시아인 관광객이 해마다 늘고 있다. 하이원리조트 제공
《 러시아인 니콜라이 슬로즈베르크 씨(64)와 그의 아내 옐레나 슬로즈베르크 씨(60)는 이달 15일 한국을 찾았다. 이들 부부는 영하 20도를 밑도는 러시아의 추운 겨울을 피해 한 달 넘게 집을 떠나 해외여행을 하고 있다. 지인의 추천으로 서울을 찾은 이들은 고궁과 전통시장을 돌아본 뒤 경북 경주로 떠나 유적지를 둘러볼 계획이다. 남편 니콜라이 씨는 “드라마 ‘대장금’을 본 후 한국의 역사를 들여다볼 수 있는 여행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

중국인에 이어 러시아인 관광객들이 세계 관광 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국내 관광업계의 관심도 달아오르고 있다. 그동안 러시아인 관광객은 대부분 의료관광을 목적으로 한국을 찾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쇼핑과 오락을 위해 방문하는 이들이 70% 정도로 훨씬 더 많다.

러시아인 관광객은 아직까지 중국이나 일본인 관광객 수에는 못 미치지만, 관광업계는 최근 그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러시아인은 19만9263명(11월 기준)으로 2010년(15만730명)에 비해 32.2%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양국 간 무비자 협정이 발효돼 1년 만에 관광객이 24% 증가했다. 러시아 관광객 수는 국가별 방한 관광객 중 중국 일본 미국 등에 이어 9번째 규모다.


국민소득이 올라가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해마다 늘어나는 상황도 러시아의 매력으로 꼽힌다. 세계관광기구(UNWTO)에 따르면 2013년 러시아 해외 관광객은 5406만9000명으로 5년 새 57.7% 급증해 전 세계 관광객 수 4위에 올랐다. 글로벌 면세 시장에서도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씀씀이가 크다. 여행객을 대상으로 세금 환급 업무를 해 주는 전문 업체 글로벌블루에 따르면 2013년 러시아는 전 세계 세금환급액의 17%를 차지해 중국(27%)의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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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관광객은 국내에서도 1인당 여행 지출액이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의 뒤를 바짝 따를 만큼 씀씀이가 커 ‘숨은 큰손’으로 통한다. 러시아 관광객의 평균 여행 경비는 2125달러(약 230만 원)로, 방한 외국인 가운데 지출 규모가 가장 큰 중국인(2523달러·약 272만 원)에 이어 두 번째다.

러시아 관광객은 가족 단위로 리조트나 놀이동산, 워터파크, 스키장 등에 오랫동안 머물며 휴양 여행을 즐기는 것이 특징이다. 평균 체류 기간도 10.2일로 전체 방한 관광객 평균(6.7일)보다 길다. 특히 겨울에는 기온이 낮은 현지 날씨 때문에 ‘적당히 추운’ 한국에 스키를 즐기러 오는 이들이 많다. 이달 초 강원 정선군의 하이원리조트는 4일 동안 러시아인을 위한 스키 축제인 ‘루스키 페스티벌’을 열었다. 이 업체는 스키장이 부족한 블라디보스토크 등 극동 러시아 지역을 겨냥해 매년 러시아 관광박람회에도 참여하고 있다. 최근영 하이원리조트 마이스산업 팀장은 “올해로 7회를 맞은 이 페스티벌은 그동안 러시아인 1000명이 넘게 참여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블라디보스토크 지역에서는 비행기 대신 배를 타고 동해항이나 부산항으로 들어오는 경우도 많다. 특히 러시아의 항구가 얼어붙기 시작하는 10월부터는 겨울을 나기 위해 50억∼100억 원 상당의 초호화 요트들이 부산에 정박했다가 3∼4월에 다시 북쪽으로 돌아간다. 인근에는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등 대규모 쇼핑 시설과 파크하얏트 등 특급 호텔들이 있어 한국의 지역경제 파급 효과도 상당하다.

그럼에도 러시아 관광객 맞춤형 관광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김갑수 한국관광공사 구미팀장은 “러시아 관광객들은 강원이나 경남 등 지방을 방문해 자연 환경을 즐기는 것을 선호하지만 숙박업소 등 관광 인프라가 취약하다”며 “휴양 시설에서 오래 머물며 ‘힐링’을 즐기는 것을 고려해 프리미엄 관광과 연계한 맞춤형 상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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