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WINE]와인 이름의 ‘―’의미 알면 당신은 와인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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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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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와인 맛을 보지 않고도 해당 와인에 대한 여러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경로가 적지 않다. 우선 와인병 색깔로 그 와인이 레드인지, 화이트인지를 아는 것은 기본. 프랑스 와인이라면 병 모양만 봐도 (보르도산인지 부르고뉴산인지) 원산지를 유추할 수 있다.

코르크 마개를 감싼 호일의 재질과 두께, 코르크 마개의 길이, 와인병의 무게 등은 와인의 가격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잣대가 되기도 한다. 이를 역이용해 평범한 와인을 무거운 유리병에 담아 내놓는 와이너리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수십만 원 하는 고가 와인인데도 코르크 마개 길이는 일반 와인의 코르크와 다를 바 없는 와인도 있다. 다만 확실한 사실은 저가 와인치고 길이가 긴 코르크 마개를 사용한 경우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와인 설명서에 적혀 있는 포도 품종 안내, 포도밭의 식재 밀도, 단위 면적(ha)당 수확량 등의 수치까지 함께 읽으면, 그 와인의 응축도나 보디감을 유추하는 것이 가능하다. 물론 기계로 수확하느냐, 손으로 수확하느냐에 따라서 포도나무를 심는 간격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추가로 확인할 사항들이 있긴 해도, 식재 밀도나 수확량까지 공개한 와인이라면 대개 손으로 수확한 포도로 빚은 와인인 경우가 많다.

당도나 산도(Ph) 수치는 그 와인이 얼마나 드라이한지, 또한 단맛과 신맛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된다. 물론 여기서도 이론과 현실 간의 격차는 등장한다. 다른 주류와 달리 와인은 ‘병 숙성’이라는 용어가 있을 정도로 병입한 뒤에도 끊임없이 맛이 변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다루었는지, 또 얼마나 시간이 지난 뒤 맛을 보았는지에 따라서 이론이나 수치가 무색해지리만치 전혀 다른 맛을 선보인다는 점은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와인 이름에 하이픈(-)이 들어가 있는지 여부도 좋은 정보가 된다. 한국어에서는 하이픈의 사용이 많지 않아서인지 몰라도 안타깝게도 본래 원어 이름에서는 분명히 사용된 하이픈을 한글로 옮기는 과정에서 마음대로 삭제해 버리거나, 하이픈을 붙여 쓰기로 대신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부르고뉴 쪽 와인을 이해할 때에는 하이픈이 주는 정보가 중요할 때가 많다. 알록스-코르통, 제브레-샹베르탱, 샹볼-뮈지니 같은 쟁쟁한 와인 이름은 원래 알록스, 제브레, 샹볼이라는 마을에 각각 코르통, 샹베르탱, 뮈지니 같은 특급 포도밭 이름을 붙여서 각 마을 이름을 보다 돋보이게 만든 경우다.

이처럼 하이픈이 사용된 와인 이름을 접하게 되면, 그 와인의 역사에 절로 관심이 높아지기 마련이다. 그것이 마을과 유명 밭의 이름을 결합했든, 가문과 가문의 이름을 결합했든, 로마네-콩티처럼 밭과 소유주 가문의 이름을 결합했든 무언가를 결합했음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함께 와인을 마시기로 한 자리의 참석자 명단 역시 그날 등장할 와인에 대한 대강의 정보를 제공해 준다. 기대를 품게 만드는 와인을 가지고 오는 사람이나, 모임 성격과 주제, 와인의 가격대와는 전혀 상관없는 와인을 들고 나타나는 얌체족의 이름을 이 명단을 통해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혜주 와인칼럼니스트
● 이번주의 와인
쿠르니, 오아시 델리 안젤리


필자가 몇 년 전부터 꼭 한 번 맛보고 싶다고 생각한 와인이다. 이 와인은 이탈리아의 주요 5대 와인 평가지가 매긴 점수를 합산해서 다시 한 번 최고의 와인을 가리는 자리에서 지난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특히 2007년산의 경우 솔라이아, 몬테베트라노, 사시카이아, 소리 틸딘, 소리 산 로렌초 같은 쟁쟁한 와인을 모두 눌렀다. ‘마르케의 아마로네’라는 별칭처럼 단맛과 쓴맛, 신맛이 높은 알코올 도수(15%)의 기운을 받아 입속에서 풍성하게 퍼진다. 몬테풀차노 100%로 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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