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효진-손예진 노출보다 더 야한 19금 대사 대결

  • 입력 2008년 10월 10일 07시 29분


“워메, 고 앵두같은 입술에서 고로코롬 걸쭉한 육담이 나온다냐?”

속살을 과감하게 드러낸 노출은 없다. 그렇다고 대담한 남녀간 애정신이 넘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영화는 ‘애들은 절대 볼 수 없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다.

요즘 활동이 가장 활발한 여자 스타, 손예진과 공효진. 한국 영화가 올 가을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 두 사람이 공교롭게도 색다른 ‘19금’ 영화로 가을 스크린에서 맞붙었다.

극장가에서 가을은 멜로의 계절. 영화시장이 어려워져 장르영화의 대표격인 공포물도 제철이라는 여름에조차 씨가 말랐지만 멜로물은 이번에 과감하게 청소년관람불가등급 로맨틱코미디로 변신해 등장했다.

손예진이 주연을 맡은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감독 정윤수·22일 개봉)와 공효진이 주연을 맡은 ‘미쓰 홍당무’(감독 이경미·16일 개봉). 한 주 차이로 개봉하는 두 영화가 바로 이런 변화를 상징하는 작품들이다.

그렇다면 손예진과 공효진이 노출연기를? 아니다. 그럼 왜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받았을까? 바로 어지간한 노출보다 더 얼굴 붉히게 만드는 육덕진 대사, 그리고 사랑을 위해 결혼을 또 하는 유부녀, 결혼한 은사를 유혹하기 위해 그 딸과 결탁하는 모습 등 파격적인 내용이 등급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손예진이 영화에서 말하는 대사에는 표현의 한계가 없다. ‘섹스’·‘정사’·‘성교’·‘자다’·‘하다’·‘배를 맞추다’ 등의 단어는 일상적인 평상 대화 수준. ‘OOO’.‘X’, ‘△△’ 등 기사로 쓸 수 없는 대담한 성에 대한 표현까지 천연덕스럽게 등장한다. 그리고 관객을 아연실색케 하는 ‘샹들리에 자세’까지.

손예진은 “청소년관람불가등급을 작정하고 촬영했다. 야한 대사를 말할 때 부끄럽기도 했지만 성인 관객이 많이 웃으며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내용을 담았다”고 말했다.

대담하기로는 공효진도 뒤지지 않는다. ‘미쓰 홍당무’는 시도 때도 없이 얼굴이 빨개지며 온갖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러시아어교사의 사랑 찾기를 그린 영화.

공효진은 스크린에 노출은커녕 온 몸을 촌스러운 코트로 휘감고 등장한다. 그런데 영화 속 상황부터 대사까지 엽기적이란 표현이 맞을 정도로 대담하다. 서로 하룻밤 어떻게 해보려는 몸부림치는 학교 선생님들, 학교 창고에서 은밀하게 벌어지는 엽기적인 유혹, 그리고 컴퓨터 자판이 부셔져라 치는 음담패설까지. 오죽하면 공효진 본인이 “마지막 작품이 될 수도 있겠구나라는 걱정이 들 정도로 낯 뜨거운 연기였다”고 말할까.

손예진과 공효진 모두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계속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있는 스타들이다. 멋진 이미지를 유지하고, CF에서의 ‘몸값’을 지키려면 사실 이번 영화는 기피해야할 작품에 가깝다. 그런데 두 사람은 선뜻 영화에 출연해 스스로 “낯 뜨거워 힘들었다”고 말하면서도 대담한 연기를 펼쳤다. 침체의 한국 영화에 활기를 넣겠다며 이미지 추락의 위험까지 감수한 두 여자 스타의 도전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영상제공: CJ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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