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포츠]윤대훈 원정팀 ‘세계적 암벽 트랑고타워’ 도전

  • 입력 2004년 6월 22일 18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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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거벽의 대명사 트랑고타워에 코리안루트를 개척한다’ 대원들이 원정을 앞두고 설악산 갱기폭에서 허공에 매달린 선반형 텐트인 포타레지 설치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사람과 산
‘세계 거벽의 대명사 트랑고타워에 코리안루트를 개척한다’ 대원들이 원정을 앞두고 설악산 갱기폭에서 허공에 매달린 선반형 텐트인 포타레지 설치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사람과 산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8850m)는 더 이상 경외의 대상이 아니다.

올해만 해도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른 사람은 22일 현재 167명. 상업등반까지 생겨 다른 등반대원들이 개척해놓은 루트를 따라 로프를 타고 오르내리는 일이 다반사다. 그래서 혹자는 ‘에베레스트에 고속도로가 놓였다’고 폄훼하기도 한다.

하지만 알피니즘(alpinism:고산등반)의 도전 정신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등반 선진국인 유럽의 각국 등반가들은 80년대부터 높은 산에 오르는 데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루트를 개발하거나 거벽 등반, 미답봉 원정에 힘을 쏟고 있다.

전 세계 히말라야 8000m급 완등자 11명 중 3명을 배출한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윤대훈 원정대장(36)이 이끄는 5명의 트랑고타워(네임리스타워·6239m) 서벽 원정대가 25일 파키스탄 카람코람산맥 현지로 출발한다. 산악전문지 ‘사람과 산’ 창간 15주년을 기념해 나서는 이번 원정의 목적은 전 세계 거벽의 대명사인 트랑고타워에 새 루트를 개척해 ‘코리안 루트’로 명명하는 것. 4500만원에 이르는 원정비용의 대부분은 ‘사람과 산’ 발행인인 홍석하사장의 주머니에서 나왔다.

10여개의 화강암 기둥이 우뚝 솟아 거벽 군락을 이루고 있는 파키스탄 카람코람의 트랑고 산군. 이 중에서도 엄지손가락처럼 1300m의 직벽을 이루며 우뚝 솟은 트랑고타워(네임리스타워)는 모든 거벽 등반가들이 도전을 꿈꾸는 대상이다. 사진제공〓사람과 산

트랑고 산군에서도 험하기로 유명한 트랑고타워는 90도 직벽만 1300m에 이르는 화강암 침봉. 원정대는 정상에서 700m 아래인 직벽 중간 5500m 지점에 캠프를 차려놓고 1주일간 직벽을 오르내리며 리벳(로프를 걸기위해 바위에 박는 큰 나사못) 등을 설치한 뒤 정상에 오를 예정이다.

수직벽에서 잠은 어떻게 잘까? 벌집처럼 바위에 텐트 맨 윗부분만 고정시키고 허공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선반의 일종인 포타레지(portaledge)에서 휴식과 취침을 취한다. 정상도전 예정일은 7월 30일.

윤 대장은 “알피니즘이란 용어 자체가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포함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정상에 오르는 것이나 새로운 루트를 뚫는 것이나 모두 값진 일로 다양성의 한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창립 20주년을 맞이한 청죽산악회는 같은날 카람코람산맥의 미답봉(6150m) 초등과 가르무쉬(6244m) 원정에 나선다. 대원 6명 중 심권식 대장(45세) 등 5명이 40∼50대. 이들은 각자 원정비용을 갹출해 지금껏 아무도 오르지 않은 산의 정상에 설 꿈에 부풀어 있다.

전 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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