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도가 본 금강산절경 초본첩 공개…해금강풍경등 32점

  • 입력 1998년 10월 26일 19시 43분


조선시대 화가 단원 김홍도(檀園 金弘道·1745∼1806년경)의 탁월한 미술세계를 보여주는 금강산 산수화 초본첩(草本帖·밑그림화첩) ‘해동명산도첩(海東名山圖帖·18세기말)’이 26일 최초로 공개됐다.

지난해 10월 이 화첩을 구입한 국립중앙박물관은 “1년간의 검증을 거쳐 단원의 그림이 확실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이를 공개하게 됐다”고 밝혔다.

초상화나 불화의 초본이 공개된 적은 있으나 뛰어난 기량의 산수화 초본이 다량으로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유탄(柳炭)과 먹만을 이용해 그린 이 ‘해동명산도첩’은 삼일포 총석정 등 금강산 해금강의 풍경을 비롯해 경포대 낙산사 등 동해안의 절경 곳곳을 묘사한 산수화 32점을 담은 화첩. 밑그림의 특성상 단원의 자유롭고 활달한 필치와 개성, 현장감이 살아 숨쉬고 있다. 크기 30.5×21.5㎝.

중앙박물관의 이원복(李源福)미술부장은 “이 화첩은 18세기말 단원이 금강산을 여행하고 그린 ‘금강사군첩(金剛四郡帖)’과 구성 필치 서체 등이 똑같아 단원의 그림이 틀림없고 유려한 필선과 완숙한 묘사력 등으로 보아 당대 최고의 걸작”이라며 “조선후기 산수화의 제작과정을 연구하는데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