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돈나,영화「에비타」 주연…「스크린의 여왕」 새로 난다

  • 입력 1996년 12월 27일 21시 29분


「朴元在 기자」 「팝의 여왕」 마돈나가 「영화의 여왕」 칭호도 거머쥘 수 있을 것인가. 마돈나가 주연한 뮤지컬 영화 「에비타」(알란 파커 감독)가 크리스마스인 25일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에서 개봉되면서 80년대 팝계를 휩쓴 「마돈나 신화」가 스크린에서도 재현될지 관심을 끌고 있다. 「에비타」는 시골처녀에서 퍼스트레이디를 거쳐 아르헨티나 최고 통치자 자리에 오른 에바 페론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 지난 78년6월 영국 런던에서 초연된 뮤지컬 「에비타」는 전세계적인 에비타 선풍을 불러 일으키면서 지금까지 2천여회 이상 공연됐다. 올리버 스톤 등 할리우드의 유명 감독들이 오래전부터 「에비타」의 영화화를 꿈꿔왔지만 스케일의 방대함에다 음악과 영상의 조화를 이루는 작업의 어려움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했다. 촬영과정에서 숱한 화제를 뿌렸던 이 영화는 일단 매스컴으로부터 호의적인 평을 받아내는데 성공했다. 25일자 뉴욕타임스지는 『이미지 위주의 화면이 많아 다소 모호한 느낌을 주지만 청중을 휘어잡는 마돈나의 연기는 일품』이라고 평했다. 이 신문은 『「에비타」에서 마돈나가 의상을 교체한 횟수는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라며 『정치적 윤리적 영역을 건드리지 않고도 관객들에게 호흡이 멎는듯한 긴장감을 안겨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 9월부터 미국 예매에 들어간 「에비타」는 전화 예매분만 16만장을 넘어서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에비타」 열풍은 영화 상영에 앞서 일찌감치 출판 음반 패션계로 불었다. 출판계의 경우 「산타 에비타」 「에바 페론 전기」 등 4종이 미국 서점가의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마돈나가 부른 영화 사운드트랙은 빌보드 앨범차트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또 마돈나가 생전 에바 페론의 모습을 재현해 꾸민 「에비타 룩」은 뉴욕과 파리의 패션계를 강타하면서 「새빨간 입술과 손톱, 단정하게 빗어올린 헤어스타일」을 유행시켰다. 할리우드 일각에서는 영화 「에비타」가 사실상 마돈나 개인의 프로젝트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영화와 출판에서 실패를 거듭했던 마돈나로서는 이번 작품을 통해 침체에서 벗어나야 하는 절박감을 안고 있다는 것. 실제로 92년 마돈나의 누드화보집 「섹스」는 출간되자마자 혹평이 쏟아졌으며 영화 「그들만의 리그」(92년)와 「육체의 증거」(93년)에서도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이 여파로 인해 94년 앨범 「베드타임 스토리」도 자신의 기대치에 크게 못미치는 2백만장 발매에 그쳐 스타일을 구겼다. 이같은 분석을 반증이라도 하듯 마돈나는 할리우드 톱스타 기준으로 「미미한」 금액인 1백만달러에 출연계약을 맺었고 흥행수익 배당권도 포기했다. 페론 집무실이 있었던 카사 로사다 지역의 촬영이 어려워지자 본인이 직접 아르헨티나 대통령에게 선처를 부탁하기도 했다. 뮤지컬 작곡자이자 영화의 캐스팅 책임을 맡은 앤드류 로이드 웨버는 영화가 처음 기획될 당시 마돈나의 나이가 많다는 점을 들어 난색을 표시했지만 결국 그녀의 집요한 설득에 넘어갔다. 마돈나는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에바 페론의 캐릭터에 빠져들면서 그녀를 나의 정신적인 언니로 느끼게 됐다』며 『우리는 매스컴에 의해 샅샅이 파헤쳐지고 종종 비인간적으로 취급되는 점에서 통한다』고 말했다.「에비타」는 새해 1월 중순경 국내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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