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트라이트]「남자들 별거아니더라」펴낸 주부 민희경

  • 입력 1996년 11월 17일 20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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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美錫기자」 세계 금융의 중심지 뉴욕에서 외국인이며 여자라는 이중의 핸디캡을 극복하고 연봉 10만달러의 비즈니스 우먼으로 활약한 민희경씨(38). 이제 두 아이의 엄마이자 전업주부로 변신한 그는 『개인적으로는 지금 생활에 아주 만족하지만 국내에서는 주부의 존재가치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것같아 아쉽다』고 말문을 열었다. 남편의 직장관계로 2년동안 영국에 살면서 동네 엄마들 모임에 가보면 대부분 아이낳기전 직장생활 경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직장을 찾고싶다는 얘기보다는 아이 잘 키우는 법에만 화제가 집중될 정도로 엄마란 직업에 대한 자긍심이 대단했다는 것. 그는 『직장에 다니는 여자들에게 마음놓고 일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만큼이나 주부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분위기의 조성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음대를 졸업하고 미국유학을 떠난 그는 컬럼비아대 대학원에서 MBA를 취득하고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땄다. 대학 1학년때 줄리아드 음대교수를 만나 『피아니스트가 되기는 너무 늦었다』는 말을 듣고 과감히 진로를 바꿨다. 회계법인을 첫 직장으로 선택한 그는 어빙 트러스트은행에 스카우트돼 비행기리스 등 주로 덩치큰 계약을 담당했으며 도쿄와 런던에서도 국제금융분야에서 일했다. 최근 그는 10년동안 해외에서 전문직장인으로서 겪었던 체험을 담은 「남자들 별거 아니더라」를 펴냈다.『단편적으로 국내에 소개되는 외국회사의 실상이 내가 직접 겪은 것과 달라서 책을 쓰게됐지요. 후배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해서요』 책에 따르면 외국인과 일할 때는 문화차이에 대한 대비책도 필요하다.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다고 한국식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는 오해받기 십상이다. 야단치는 사람을 마주보고 『네가 맞다』고 장단을 맞춰줘야 한다. 무엇보다 한번 저지른 실수는 절대로 되풀이 하지 않으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그는 91년 도쿄에서 근무할때 결혼, 서울의 남편 장석환씨(SBC워버그 증권이사)와 이산가족으로 지내다 직장을 그만두었다. 영국에서도 일과 살림을 병행했으며 94년부터 서울에서 전업주부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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