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현 유서에서 정신과에 불만 … “의사는 약 처방 얘기만” 너도나도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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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2월 19일 14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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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펑울며 고민 말했지만 …의사는 약 처방 할게요”

사진=샤이니 공식 인스타그램
사진=샤이니 공식 인스타그램
18일 세상을 떠난 그룹 샤이니 멤버 故 종현이 생전 우울증으로 인한 정신과 치료를 받은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누리꾼들 사이에서 정신과 치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19일 종현의 지인인 그룹 디어클라우드 나인이 공개한 유서에 따르면 종현은 우울증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왔으며, 상담 등을 통한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추정된다.

종현은 유서를 통해 “난 속에서부터 고장 났다. 천천히 날 갉아먹던 우울은 결국 날 집어삼켰고 난 그걸 이길 수 없었다”며 그간 우울증을 겪어왔음을 밝혔다.


이어 “왜 아픈지를 찾으라 했다. 전부 다 내 탓이고 내가 못나서야. 선생님 이 말이 듣고 싶었나요? 조근한 목소리로 내 성격을 탓할 때 의사 참 쉽다 생각했다”며 우울증으로 인한 치료를 받아왔으며 외려 그게 스트레스가 됐음을 암시했다.

종현 유서에는 “왜 힘든지를 찾으라니. 몇 번이나 얘기해 줬잖아. 왜 내가 힘든지. 그걸로는 이만큼 힘들면 안 되는 거야? 좀 더 사연이 있었으면 하는 거야? 혹시 흘려들은 거 아니야?”라며 상담을 나눈 의사에 대한 책망이 담긴 듯한 내용도 담겨 있었다.

종현의 유서가 공개되자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종현이 유서에서 지칭한 의사의 상담 방식에 대한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의 한 익명의 이용자는 “종현 유서 보니까 제가 정신과 다닐 때 생각나네요”라며 “얘기는 시켜놓고 별로 존중하지 않는 느낌이랄까, 그냥 관찰대상으로 취급받는 느낌이랄까”라며 정신과 상담을 받았던 경험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정신과 선생님도 천차만별이고 정신과 약도 천차만별이다. 자기에 맞는 선생님과 맞는 약이 있는데 한 번 만나보고, 한 번 먹어보고 ‘아 내가 이렇게까지 노력해 봤는데 안 되는 거 보니 이쪽은 아닌가보다’하고 멈추는 게 아쉬워서 이 얘기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정신과 쪽 문제를 너무 크게 생각하거나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고 좀 힘들다 싶으면 가벼운 마음으로 한 번 찾아가 보시고, 좀 안 맞다 싶으면 그냥 딴 데 찾아가보시기도 하시라”며 “종현이 썼다는 유서를 보니 좋은 선생님과 좋은 약을 먹을 기회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조금 남네요”라며 종현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또 다른 누리꾼 ‘sksc****’은 “오랫동안 우울증을 겪어왔었고 지금은 치료사로 일하고 있지만 처음 정신과에 갔을 때를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며 “오랫동안 고민하다가 용기를 내고 또 내고 마음을 다 잡아서 의사에게 내 이야기를 하면서 펑펑 울었는데 내 말이 끝나자마자 그럼 약 처방을 좀 할 게요 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내 눈물이 얼마나 수치스럽고 나 자신이 부끄럽던지 도망치듯 빠져나와서 한동안 몇 배로 힘들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누리꾼들은 정신과 치료 자체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누리꾼들은 “정신과 상담을 받는 게 부정적이지만은 않다는 인식이 사회에 필요해 보인다(lily***)”, “우울증은 정신병이 아니고 몸에 난 상처와 같이 치료할 수 있는 병, 우울증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변해야 할 때(kimb****)”, “무엇보다 사람들의 이상한 인식 좀 고치세요정신건강의학과(예전엔 정신과) 간다하면 속이든 겉이든 이상한 생각이나 표정, 말 같은 거 하지 말고.(choi****)” 등의 반응을 보이며 정신건강의학 관련 질병에 대한 인식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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