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독립운동가 백정기 義士 ‘육삼정 의거’ 전모 밝혀져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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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3년 상하이 日공사 처단직전 체포
일제 치밀한 감시-검거경위 문서 발견

윤봉길 이봉창 의사와 함께 ‘3의사’로 불리는 독립운동가 구파 백정기(鷗波 白貞基·1896∼1934·사진) 의사가 계획했던 미완의 거사 ‘육삼정 의거’의 전모가 담긴 일본 외무성 문서가 처음으로 발견됐다.

올해 80주년을 맞은 육삼정 의거는 1933년 3월 17일 중국 상하이의 음식점 육삼정에서 주중 일본공사 아리요시 아키라(有吉明)와 중국국민당 친일파가 비밀 회동하는 현장에 폭탄을 투척하려 했던 거사다. 백 의사와 광복회장을 지낸 청뢰 이강훈(1903∼2003), 건국훈장 독립장에 추서된 원심창(1906∼1973)이 실행에 나섰지만 안타깝게도 거사 직전 일본 헌병경찰에 체포됐고, 백 의사는 이듬해 옥에서 순국했다.

이번에 발견된 문서는 일본 도쿄에 있는 외무성 외교사료관에 보관돼 있던 자료들로 모두 263쪽에 이른다. 의거 전후 일제강점기 외무성과 내무성, 총영사관, 헌병경찰이 주고받은 비밀전문 및 사건경위서, 첩보활동 내용, 재판 기록까지 상세한 내용을 담고 있다. 윤봉길 의사가 그 1년 전 사용했던 것과 동일한 백 의사의 ‘도시락 폭탄’을 묘사한 그림도 나온다.

이번 사료를 통해 일제가 얼마나 치밀한 수법으로 독립투사들을 잡아들이려 공을 들였는지 엿볼 수 있다. 일제는 이미 백 의사를 비롯한 가담자들의 신상정보와 은신장소는 물론이고 의거 실행 계획이나 도망 경로까지 사전에 파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육삼정 의거 문서는 근대사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더채널’의 김광만 PD(58)가 오랜 추적 끝에 찾아냈다. 김 PD는 2002년 윤봉길 의사가 총살당하던 생애 마지막을 담은 사진 3장을 발굴했고, 2011년에는 윤 의사의 정확한 처형장을 확인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윤봉길#이봉창#백정기#육삼정 의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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