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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탄고토? 달아도 못 삼킨다… ‘연하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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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탄고토? 달아도 못 삼킨다… ‘연하장애’

동아일보입력 2011-01-24 03:00수정 2011-01-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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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10명 중 2명, 음식을 잘 못 삼키는 ‘연하장애’ 환자
체중이 줄거나 식사 시간이 길어지거나 목소리가 쉬거나 폐렴이 반복되거나 단단한 음식물을 씹기 어렵다면 연하장애를 의심해볼 수 있다. 사진 제공 서울대병원
감탄고토(甘呑苦吐)라는 한자성어가 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달아도 못 삼키는 환자가 있다. 의사들은 연하((嚥下)장애 환자라고 부른다.

연하는 입안의 음식물을 삼키는 동작을 말한다. 고령 환자가 늘면서 음식물을 삼키는 데 어려움을 호소하는 환자 역시 증가하는 추세. 국내 연하장애 환자는 1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한태륜 대한연하장애학회 회장(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은 “뇌중풍(뇌졸중)이나 치매, 파킨슨병과 같은 질환이나 노화가 연하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면서 “방치하면 탈수나 영양결핍, 심하면 음식물이 기도로 넘어가 폐렴이나 질식과 같이 심각한 일이 생긴다”고 말했다.


○ 노인의 20%가 연하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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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 들어간 음식물은 숨을 쉬는 기도(氣道)와 음식이 지나가는 식도(食道)의 갈림길을 지나간다. 사람은 다른 동물보다 이 갈림길이 매우 위험하다. 입이나 목의 근육이나 신경에 문제가 있으면 음식물이 기도로 잘못 들어간다.

노인 인구의 20% 정도에서 연하장애가 생기는 것으로 의료계는 보고 있다. 노인뿐만 아니다. 젊은 사람도 근육병이 있거나 암을 치료한 후 연하장애가 생길 수 있다. 뇌성마비 아동에게도 흔하다.

건강한 사람 역시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 생긴다. 감기약이나 정신과 약물 부작용이 연하장애의 원인이 된다. 대표적인 약제로는 졸리는 부작용이 있는 항히스타민제, 일부 항우울제(fluoxetine) 및 항정신병약제(Risperidone, Quetiapine)가 있다.

위산이 식도로 넘어오는 위식도 역류는 음식을 삼킬 때 가슴이 답답하거나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위산이 인두까지 역류하여 올라오면 기침이 잦아지고 쉰 목소리로 바뀌거나 이물질이 목에 끼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런 현상이 오래되면 식도가 좁아져 연하장애가 악화된다.

○ 식사 뒤의 기침이나 호흡문제로 의심


연하장애는 특징적인 증상으로 알 수 있다. 음식이 목에 걸려서 넘어가지 않거나 입에 남는다.

또 식사 중이나 식사 후에 기침을 하거나 호흡이 가빠진다면 연하장애를 의심할 수 있다. 연하장애 환자는 음식을 먹은 후에 쉰 목소리로 바뀌거나 음료를 마실 때 사레가 자주 든다고 호소한다.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음식이 식도로 내려가지 않고 기도로 잘못 들어가더라도 별다른 증상이 없는 ‘무증상 흡인’이 있는 환자가 많다.

김상윤 대한연하장애학회 부회장(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은 “무증상 흡인의 경우 폐렴이 반복되거나 체중이 급격히 감소한다. 이런 증상이 의심되면 병원에서 표준적인 검사인 비디오투시 연하검사 또는 연하내시경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비디오투시 검사로 진단 가능

다른 병과 마찬가지로 연하장애도 원인을 찾아내어 적합한 치료를 해야 한다. 대개는 재활의학과에서 비디오투시 연하검사를 통해 진단을 받는다. 원인에 따라서 재활의학과 이비인후과 소화기내과에서 치료를 받으면 된다. 치료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장애가 남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장애를 정확히 평가한 후, 자세를 바꾸는 훈련을 통해 개선할 수 있다. 가령 왼쪽 목 안의 근육이 약해서 연하장애가 있는 사람이라면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고 음식을 삼키면 좀 더 쉽고 안전하게 먹을 수 있다.

약해진 근육을 강화하는 방법도 있다. 목에서 음식이 걸려 식도로 잘 내려가지 않는 환자에게는 머리 들기 훈련이 효과적이다. 바로 누운 상태에서 자기 발가락이 보일 때까지 고개를 들어 1분간 유지하는 동작을 3회 반복한 뒤, 손으로 아령을 들 때처럼 고개를 들었다 내렸다 하는 동작을 30번 하는 식이다. 6주 이상 꾸준히 하면 음식이 식도로 쉽게 내려간다.

일상생활 속에서 연하장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입 안을 청결하게 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입 안에서 세균이 자라 침과 함께 폐로 넘어가면 흡인성 폐렴이 쉽게 생긴다. 특히 노인은 식사 전후에 양치질을 해서 입 안을 깨끗하게 유지해야 한다.

또 식사할 때 서두르지 말고 입과 목에 있는 음식을 깨끗이 다 삼킨 후에 다음 수저를 떠 넣어야 한다. 고개를 약간 숙이고 턱을 아래로 당겨서 삼키는 동작이 폐렴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한 교수는 “증상이 나타나는 초기에 연하장애를 진단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식사 중에 목이 불편하거나 사레 드는 일이 자주 있다면 전문가에게 검진을 받아 조기에 치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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