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기구, 잘쓰면 근육 ‘불쑥’… 못쓰면 얼굴 ‘핼쑥’

  • 입력 2009년 7월 6일 02시 57분


한 가족이 동네에 있는 야외헬스기구를 이용해 운동을 하고 있다. 평소 어깨 허리 무릎 등에 통증이 있다면 건강 상태에 맞는 운동기구를 선택해야 몸에 무리가 없다. 이진한  기자
한 가족이 동네에 있는 야외헬스기구를 이용해 운동을 하고 있다. 평소 어깨 허리 무릎 등에 통증이 있다면 건강 상태에 맞는 운동기구를 선택해야 몸에 무리가 없다. 이진한 기자
한 시민이 가슴과 어깨 근육 단련에 도움을 주는 온몸 들어올리기 운동을 하고 있다. 야외헬스기구를 이용해 운동하기 전 스트레칭은 필수다. 사진 제공 안산튼튼병원
한 시민이 가슴과 어깨 근육 단련에 도움을 주는 온몸 들어올리기 운동을 하고 있다. 야외헬스기구를 이용해 운동하기 전 스트레칭은 필수다. 사진 제공 안산튼튼병원
■ 기구 선택 포인트

《요즘 집 근처 공원이나 둔치에서 운동하는 사람이 많다.

문화체육관광부 조사에 따르면 성인 100명 중 절반 가까이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집 근처 공원이나 둔치의 공동 체육시설을 이용한다. 야외 체육시설에는 부담 없이 근력운동을 할 수 있는 여러 종류의 헬스기구가 구비돼 있다.

야외 헬스기구를 적극 이용하는 것은 좋지만 자신의 어깨, 무릎, 척추의 건강상태를 염두에 둬야 한다.》

디스크환자 - 트위스트 디스크 튀어나와 신경자극
오십견 - 체스트프레스 어깨근육 부담 다치기 쉬워
무릎관절 - 레그프레스 관절에 압력줘 통증유발

○ 거꾸로 매달리기도 척추에 부담

야외 헬스기구 중 가장 흔한 것은 손잡이를 잡고 발판 위에 올라서 허리를 좌우로 돌리는 트위스터다. 허리 근육의 힘을 키우고 각 관절의 유연성을 기르는 데 효과적이다. 그러나 트위스터는 허리 디스크가 있다면 피하는 것이 좋다. 디스크 환자는 척추 사이 디스크가 삐져나온 상태여서 허리를 비트는 동작을 하면 튀어나온 디스크가 신경을 더 자극해 오히려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윗몸일으키기 기구도 디스크나 허리통증이 있는 환자에게 적합하지 않다. 척추뼈가 디스크의 앞쪽만을 지속적으로 누르게 돼 뒤쪽으로 디스크를 밀리게 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거꾸로 매달리기 기구나 다리를 위로 걸쳐놓고 발끝으로 머리를 깊숙이 숙이는 다리 근육펴기 기구도 척추가 안 좋은 사람은 피해야 한다. 다리 근육 펴기 기구를 사용하는 자체는 척추 뒤쪽에 상당한 부담을 준다. 거꾸로 매달리기 운동은 척추에 비정상적이고 과도한 자극을 줄 수 있으므로 디스크 환자에게는 금물이다. 척추에 좋은 운동기구로는 등·허리 운동기를 꼽을 수 있다. 등·허리 운동기구는 의자에 앉아 허리와 등의 힘으로 설치된 봉을 뒤로 눕혔다가 일으키는 동작을 천천히 반복하는 것. 지압 효과와 더불어 척추의 유연성을 증가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허리의 근력이 떨어지는 중노년층도 자신의 근력에 맞게 부담 없이 할 수 있다.

○ 근력 필요한 역기는 준비운동을

어깨 통증이 있는 사람은 체스트프레스(온몸 역기 올리기·내리기)와 자유철봉과 같이 몸무게를 이용한 헬스기구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 어깨 관절은 우리 몸에서 유일하게 상하 360도로 회전이 가능한 부위이지만 그만큼 불안정하기 때문에 운동 도중 다치기 쉽다.

온몸 역기 올리기는 특수한 의자에 앉아 손잡이를 앞으로 밀어내며 어깨근육의 힘을 이용해 몸을 들어올리는 방식이다. 온몸 내리기는 손잡이를 위 아래로 잡아당겨 몸을 들어올렸다내렸다 하는 운동이다. 이 기구들은 몸무게의 저항력을 이용하여 근력을 단련시키는 데 상당히 큰 근력이 필요하다. 어깨 근육에 심한 스트레스를 주기 때문에 평소 운동량이 적은 사람이라면 어깨 스트레칭 준비운동이 꼭 필요하다. 비만한 사람, 오십견이나 어깨근육에 염증이 있는 환자, 관절염 환자는 금물이다.

어깨를 이용하는 대표적인 야외 헬스기구는 바퀴처럼 생긴 원판의 손잡이를 잡고 둥글게 돌리는 어깨근육 풀기 기구. 어깨 팔꿈치 손목 관절의 유연성을 키워주고 어깨 근력을 키워주기 때문에 오십견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 기구는 큰 부담 없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지만 90도 이상 팔을 들어올리는 동작이 부담이 된다면 피해야 한다. 무엇보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충분히 스트레칭으로 관절을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 무릎관절 아프면 자전거 타기 좋아

레그프레스(오금 뻗치기)는 의자에 앉아 가운데 기둥을 향해 양다리를 쭉 뻗었다가 접었다 하는 방식으로 무릎관절과 허벅지 근육 강화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릎 연골 수술 후의 재활 환자가 이용하면 효과적이다.

그러나 레그프레스는 몸의 저항력과 중력을 이용한 운동이기 때문에 상당한 근력이 필요하다. 고령자나 척추 질환자, 치유되지 않은 무릎관절 관련 질환이 있는 사람은 무리하게 이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레그프레스는 고관절(골반과 대퇴골을 잇는 관절)이 좋지 않은 사람도 피해야 한다. 다리를 뻗어 몸을 밀어 내는 레그프레스는 골반과 대퇴골을 잇는 고관절에 많은 압력을 주어 통증을 유발하거나 기존의 병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또 허리 부근에 힘이 들어가므로 허리에 통증이 생길 수 있다.

무릎관절과 고관절이 좋지 않다면 자전거 타기나 걷기 운동 등 관절에 지나친 하중이 가해지지 않는 운동이 좋다. 특히 고정된 자전거 기구를 이용한 자전거 타기 운동은 무릎관절에 효과적이다. 자전거 타기는 체중부하가 거의 없어 관절에 무리가 덜하며 활발한 운동을 통해 무릎 활액(무릎관절 사이에서 완충제 역할을 하는 액체)을 충분히 만들어 주면서 관절의 운동 범위를 넓혀준다.

(도움말=안산 튼튼병원 척추센터 안성범 원장, 관절센터 김형식 원장, 세브란스병원 하윤 신경외과 교수, 건강증진센터 최건식 박사)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운동전 스트레칭… 종목 바꿀때마다 2, 3분 휴식

■ 올바로 활용하려면

운동은 자신의 신체 나이에 맞춰 해야 한다. 청년기와 장년기에는 근력에 집중하고 55세 이상의 중장년층은 근력 자체를 키우는 것보다 근육의 지구력을 키우고 뼈를 튼튼히 하는 운동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중장년층에 적합한 야외 헬스기구는 하체 흔들기이다. 하체 흔들기는 발판 위로 올라가 양 손잡이를 잡고 다리에 반동을 주며 하체 전체를 움직이는 기구로 하체의 혈액순환과 척추, 요추의 활동능력을 증가시켜 준다.

하체 흔들기는 특히 골다공증에 좋은 운동이다. 체중지지 능력과 관골(뒷다리 엉치뼈), 요추의 활동능력이 좋아져 하체의 골밀도가 증가한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야외 헬스기구로는 온몸 근육 풀기, 온몸 노 젓기 등이 있다. 온몸 근육 풀기는 어깨 근육 풀기와 비슷한 바퀴 모양의 원판을 어깨와 전신을 사용해 돌리는 운동으로 특별히 어깨 관절에 질환이 있는 경우를 빼놓고서는 부담 없이 할 수 있다. 등근육과 허리근육을 부드럽게 풀어 주는 효과도 있다. 온몸 노 젓기는 발판을 앞으로 밀어 주면 상체가 앞으로 올라가는 지렛대 원리로 하체 근육을 강화시키고 두 팔은 핸들을 잡아당기는 방식으로 상하체 운동을 동시에 할 수 있다.

모든 기구 운동에 앞서 스트레칭은 필수다. 관절을 충분히 풀어 주지 않은 상태에서 기구 운동을 하면 관절과 주변 인대, 근육에 손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준비운동을 충분히 해야 한다. 야외 헬스기구를 이용할 때는 한 가지 운동을 하고 2, 3분간 쉰 후 다른 기구로 옮겨간다. 1주일에 3일 이상은 꾸준히 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야외 헬스기구 운동은 체력의 기본이 되는 근력과 유연성을 향상시켜 줄 수 있지만 성인병을 예방해 주는 전신지구력을 향상시키기에는 부족하다. 따라서 야외 헬스기구 운동과 함께 자신의 운동능력에 맞는 걷기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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