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카인과 아벨’에 중국 발끈

  • 입력 2009년 4월 16일 15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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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TV드라마 '카인과 아벨'이 중국사회를 터무니없이 왜곡 폄하하고 있다며 중국사회가 발끈했다.

홍콩 봉황TV 시사평론프로그램인 '시사량량점'(時事亮亮点)이 SBS 드라마 '카인과 아벨'에서 중국인을 비하해 중국인이 실망과 분노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고 중국신문망과 홍콩 원후이보 등 중국 유력 언론이 전했다.

'시사량량점'은 '카인과 아벨'이 "중국을 가난하고 야만적이며 낙후한 국가로 묘사하고, 중국인을 탐관오리에다 무지하고 바보스럽게 묘사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이런 왜곡 묘사가 중국인을 황당하고 어이없게 한다"고 보도했다.

예를 들면 '카인과 아벨'이 중국감옥의 배경으로 한국 섬의 포로수용소를 사용하면서 중국감옥이 마치 로대 로마경기장처럼 야만적인 곳으로 다뤘으며 중국의 국기문양도 제멋대로 표기했다는 것.

또 넓은 도로도, 고층빌딩도 없고, 항공사 직원이 뇌물을 받으며 택시기사는 바가지를 씌우는 장면만 나오고 주인공은 입버릇처럼 중국인들에는 좀도둑이 많다고 말하고 백주대낮에 총격전이 도심에서 벌이지는 등 온통 중국인을 비하하는 내용이라는 주장이다.

1부가 끝나고 2부의 전경이 상하이로 바뀌었을 때, 한국 촬영분에서 나왔던 밝고 화사한 전경들이 돌연 사라지고 칙칙하고 암울하게 색조가 바뀌는 것도 21세기 한국에서 20세기 70,80년대 중국으로 돌아가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고 비판했다. 이 프로그램의 진행자는 "한국인이 자기과장 심리를 드러낸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한 인터넷 번역 포탈은 '카인과 아벨'의 번역 제작을 정지했고 '중국 혐오' 이미지에 분개해 이 드라마를 삭제한 인터넷 사이트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예 평론가들은 이 극이 중국의 국가 및 사회이미지를 너무나 부정적으로 그리고 있다며 중국 시청자들에게 소개되기 힘들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봉황위성 TV 평론가는 "중국의 시청자들이 한때 한국 드라마 시청을 좋아했으나 이처럼 중국사회가 왜곡되고 추한 모습으로 그려지면서 점차 중국 시청자들의 선호가 냉각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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