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놀라워라! 통일신라의 하이패션

  • 입력 2005년 1월 5일 17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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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보고(최수종)노예 검투사, 상단(商團) 호위 무사, 청해진 대사로 변신을 거듭함에 따라 의상 변화도 가장 많은 인물. 검투사 시절의 복장은 사료 부족으로 서양의 갑옷에 동양적 문양을 넣어 사용했다. 러셀 크로가 검투사로 나오는 영화 ‘글래디에이터’와 비슷하다고 해 ‘글래디 최’라는 별명도 얻었다.
장보고(최수종)
노예 검투사, 상단(商團) 호위 무사, 청해진 대사로 변신을 거듭함에 따라 의상 변화도 가장 많은 인물. 검투사 시절의 복장은 사료 부족으로 서양의 갑옷에 동양적 문양을 넣어 사용했다. 러셀 크로가 검투사로 나오는 영화 ‘글래디에이터’와 비슷하다고 해 ‘글래디 최’라는 별명도 얻었다.
긴 곱슬머리에 로마시대 검투사 같은 갑옷을 입은 장보고, 가슴선이 보일 듯 말 듯 아슬아슬한 노출을 시도한 신라의 진골 귀족 부인.

통일신라시대 장보고의 일대기를 그린 KBS2 TV 퓨전 사극 ‘해신’(수 목 밤 9:55)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파격적인 의상과 머리 모양이 화제가 되고 있다. 장보고, 염장, 자미부인, 정화 등 주인공들은 의상과 머리 모양의 컨셉트가 뚜렷해 온라인 게임의 캐릭터를 보는 듯하다. 이처럼 화려하고 자유분방한 의상들은 당(唐)과 일본, 아라비아 지역과 활발한 교역이 이뤄졌던 당시의 역동적 시대상을 보여준다.

KBS 아트비전 미술제작부 유수정 씨는 “정통극이 아닌 퓨전 사극인데다 고해상도(HD)로 제작되는 점을 감안해 고증과 크게 어긋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의상을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KBS 고증위원인 김미자 서울여대 의류학과 교수는 통일신라시대가 한국 복식사상 가장 화려했던 시기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삼국시대에는 세 나라 모두 고구려 고분 벽화에서 보듯 치마나 바지 위에 엉덩이까지 내려오는 저고리를 입고 허리에 띠를 두르는 옷을 입었어요. 통일신라시대로 넘어오면서 상류층은 화려한 당나라의 의상을 입기 시작했죠. 상류층과 서민들의 의복이 달라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당나라 여자 의상의 특징은 저고리 위에 치마를 입는 것. 그 위에 화려한 숄을 걸치거나 두루마기 같은 배자를 걸쳐 입었다. 드라마에서처럼 가슴 노출이 심한 옷들도 많았다.

복식 전문가들은 ‘해신’에서 고증과 가장 거리가 먼 부분이 남자 출연자들의 머리 모양이라고 지적한다. 상류층 여성들의 경우 머리 모양이 가지각색이었지만 남성의 경우 드라마에서처럼 풀어헤쳐진 머리는 없고 한 갈래로 땋거나 상투를 틀어 단정했다는 것이다.

시청자들은 “사극에서는 볼 수 없던 아름다운 의상이다” “고증을 거치지 않은 싸구려 무대 의상 같다” 등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누리꾼(네티즌) ‘홍정아’는 드라마 인터넷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지금까지 봤던 사극 중에 의상이 가장 멋지다. 한복으로도 서양 드레스와 같은 옷을 만들 수 있다니, 옷을 보려고 이 드라마를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류조성’은 “의상들이 너무 당풍(唐風)을 따랐다. 중국인들이 이 드라마를 본다면 한국의 모든 문화가 중국의 아류라고 인식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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