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철의 스키세상]힘주지 말고 자세변화 만으로 회전

〈사진 ①〉 카빙 스키의 특징이라면 동작이 자연스럽다는 것. 회전 기술을 보자. 전통스키처럼 무릎 골반 등의 관절을 꺾지 않는다. 카빙 회전 시 발생하는 강력한 원심력에 대항할 수 없기 때문. 몸 전체를 기울여 원심력만큼의 구심력을 발생시켜서 안정된 회전을 얻는다. 그 원리는 핸들 꺾는 방향으로 무게 중심을 옮겨야 회전하는 자전거와 같다.

〈사진 ②〉 전통스키를 이용한 카빙 턴은 강한 근육의 힘으로 스키를 인위적으로 조작해 만들어냈다. 그러나 카빙 스키는 다르다. 플레이트의 모양과 특성(사이드 컷 반발력 등)을 활용한다. 회전은 플레이트 양면의 곡선형 사이드 컷을 따라 이뤄지게 한다.

이 때 스키어는 요구되는 자세만 정확히 취하면 된다. 정확한 중경(무릎의 꺾인 각, 허리의 꺾인 각을 동일하게 유지해 신체와 체중이 플레이트의 정 중앙 머물도록 하는 자세), 뉴트럴 포지션(Neutral position·플레이트와 신체 각 부분의 진행 방향이 동일한 자세). 그 자세로 플레이트에 몸을 싣기만 하면 된다.

카빙 스키는 회전 시 힘을 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엣지에는 강력한 힘이 실린다. 그 힘은 중력 및 원심력을 상쇄시키기 위해 일부러 기울인 몸 전체에 걸리는 구심력이다. 이렇듯 카빙 스키는 플레이트에 내재된 구조적인 역학을 이용하는 자세 변화만으로 회전을 만들어낸다. 근육의 힘에 의존하는 전통 스키와는 DNA부터 다를 만큼 차이가 크다. 간단해 보이지만 혁명적인 변화다.

정리해 보자. 카빙 턴 기술은 ⓛ자세를 낮춰 플레이트에 체중을 실으면서 회전방향으로 몸을 기울여 사이드 컷에 의한 회전을 유도한 다음 ②스키 진행 방향에 신체를 일치시키는 것으로 요약된다.

좀 더 고급기술이라면 다음 회전을 원활히 하기 위해 시선과 가슴의 방향을 회전하는 쪽에 강제 선행시키는 것. 스키의 회전 조정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이번 주말(25일 오후 6시반)에도 대명 비발디 파크에서 실습 클리닉이 열린다. 자세한 안내는 물론 스키 친구, 및 정보, 카빙 동영상이 동아닷컴(www.donga.com)의 ‘박수철의 스키세상’(http://ski.donga.com)에 있다. 타이거오일 스키데몬스트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