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머리 표절의혹에 카로 에메랄드 “표절로 볼 수 있다”

사진=MBC캡처

프라이머리 표절 의혹, 카로 에메랄드

국내 유명 프로듀서 프라이머리(본명 최동훈·30)의 표절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인터넷에서 원작자로 지목된 네덜란드 뮤지션 카로 에메랄드(Caro Emerald·32)가 입을 열었다.

프라이머리는 지난 2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2013 자유로 가요제'에서 박명수, 개코와 함께 '아이 갓 씨(I Got C)'를 선보였다. 방송 직후 일부 음악 팬은 이 노래가 카로 에메랄드의 '리퀴드 런치(Liquid Lunch)'를 표절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6일 국내 연예매체 디스패치가 카로 에메랄드에게 받은 메일을 공개하며 그가 'I Got C'를 명확하게 표절로 규정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카로 에메랄드는 "일부 표절로 보이긴 하지만, 표절 여부의 판단은 법과 제도가 할 문제"라고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 기사를 본 프라이머리 측은 즉각 "카로 에메랄드가 표절이 아니라고 했다. 표절논란이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매체가 카로 에메랄드의 입장을 다소 보수적으로 해석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기사와 함께 공개된 이메일 전문 캡처 이미지를 확대해 보면, 카로 에메랄드는 "똑같다", "표절로 볼 수 있다", "명백하게 베낀 것" 등 강한 표현을 썼다.

카로 에메랄드의 이메일 내용 중 문제가 되는 부분은 이렇다. "'I Got C' 코러스에 들어가는 호른 샘플은 (만약 이게 샘플링이 아니라면) 'You Don't Love Me'와 똑같다(identical). 이 부분은 아마도 지나치게 비슷해서 표절로 볼 수 있다." (the horn sample in the chorus is identical to (if not sampled from) the horns from "You Don't Love Me" - this is probably too similar and could well be seen as plagiarism)

"이 절에 들어간 코러스와 멜로디는 우리 노래 'Liquid Lunch'와 동일하다. 몇 부분들은 너무 똑같아서 이 또한 표절로 볼 수 있다."(The chorus and melody in the verses are identical to our song "Liquid Lunch". Some parts are so identical they could also be seen as plagiarism.)

"중간의 브레이크다운은 우리 노래 'Paris' 코드와 똑같다."(The breakdown middle (8?) has identical chords to our song "Paris")

"'I Got C'는 이 곡들의 리믹스처럼 들린다. 프라이머리가 이 부분이 스윙 장르의 유사성이라고 말하는데,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이는 그가 우리 곡과 편곡을 명백하게 베낀 것(clearly copied)이라고 본다."("I Got C" sounds like a remix of theses songs. I don't agree with Primary if he says that this is part of the swing genre. The elements he uses are clearly copied from our songs and arrangements.)

게다가 카로 에메랄드는 프라이머리의 '해피 엔딩(Happy Ending)'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Happy Ending은 명백하게 'I Know That He's Mine'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완벽하게 똑같은 코드 체계를 갖고 있다. 멜로디를 제외하면 우리 곡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이게 바로 표절이라고 할 수 있다(That's very much plagiarism)"라고 했다.

하지만 카로 에메랄드 측이 우리나라 법원에 고소하지 않는 이상, 표절 여부로 판정되긴 어렵다. 우리나라의 경우 저작권자가 법원에 고소할 경우에만 실질적 유사성 등에 근거해 표절 여부를 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프라이머리 측은 카로 에메랄드 측에서 따로 연락이 오지 않는 점 등을 들어 "이제는 이 '해프닝' 자체가 끝나길 바란다"고 공식입장을 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원저작자까지 나서서 조목조목 표절 여부를 지적한 마당에 프라이머리 측이 마냥 귀를 닫고 있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I Got C'는 음원공개 직후부터 현재까지 국내 음원 사이트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