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땅,새만금]“새만금은 ‘기회의 땅’ 만드는 전략”

  • 입력 2009년 4월 7일 06시 44분


이병국 총리실 새만금기획단장

“새만금 사업은 지역 사업이 아니라 이곳을 동북아 경제 중심과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기회의 땅’으로 만드는 국가전략 과제입니다.”

정부는 1월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관련부처 장관과 민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새만금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 위원회를 실무적으로 지원하는 총리실 새만금사업추진기획단 이병국 단장은 “정부는 새만금을 미래형 산업과 국제 업무, 레저·관광이 어우러져 세계의 인력과 자본이 몰려드는 글로벌 거점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별법 새 내용 기업 특례-지원 대폭 확대

개발구성 환경-산업-관광 복합개발

외자 유인책 세제 주택 의료 지원 완비

―현재 새만금 특별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는데 바뀐 내용은 무엇인지….

“원래 새만금에 농업용지를 만들려고 했던 기본 계획이 복합 개발을 하는 것으로 바뀌어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법 개정이다. 개정안에는 수질개선 대책을 위한 제도 보강과 사업 절차 간소화와 특례·지원 강화,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한 지원 규정 등이 포함돼 있다.”

―1991년 방조제가 착공됐지만 그동안 지역민이나 국민은 이 사업이 진척되고 있다는 것을 느끼기 어려웠다.

“내년 초에는 현장을 직접 보면 큰 변화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올해 말에 완공되는 세계에서 가장 긴 33km의 방조제를 자동차로 달릴 수 있다. 호수와 바다를 동시에 보면서 사업의 웅장한 규모를 실감할 수 있게 된다. 방문객을 위해 각종 편의시설과 녹지 공간도 마련하고 있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내부 개발도 시작된다.”

―새만금 관련 사업이 너무 백화점처럼 나열돼 있다는 느낌도 있는데 대표적인 개발 구상은 뭔지….

“확정된 기본구상은 농지 비중을 당초 72%에서 30%로 줄이고 환경(21%) 산업(10%) 관광(3%) 등 복합적으로 개발한다는 것이다. 저탄소 녹색성장과 동북아 경제중심지로 만들겠다는 것이 기본 구상이다.”

―10년, 20년 후의 새만금의 모습을 어떻게 그리고 있는지….

“총리께서도 말씀하셨지만 두바이나 베네치아 암스테르담을 합친 것 같은 입지와 매력을 갖춘 세계적 ‘명품도시’를 꿈꾸고 있다.”

―글로벌 경제 위기로 외국인 투자 유치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은 없나?

“외국인 투자 여력이 위축된 것은 사실이다. 새만금특별법 개정안에는 외국인을 위한 세제·자금지원과 주택 특별공급, 외국계 의료·교육기관 설치 등 매력적인 투자처로 만들기 위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KOTRA와 새만금·군산경제자유구역청과 연계해 종합적인 투자유치 시스템도 만들겠다.”

―환경문제와 경제성 논란, 이해 당사자들 사이의 이견이 아직 남아 있다.

“수질 오염 등 환경 문제는 처리시절을 철저히 갖춰 해결할 것이며 경제성은 농지 위주에서 복합 개발로 계획을 변경하면서 크게 개선됐다. 관련 지방자치단체 사이의 이견이나 ‘J 프로젝트’ 등 인근의 다른 국책사업과의 중복 문제도 정부가 나서서 조율해 나갈 계획이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 새만금 뜻과 이름 유래는 ▨

지평선이 보일만큼 광활한 한국의 곡창 김제 만경 평야

예부터 만금 평야로도 불려‘새롭게 개발’ 의미로 새만금

전북에서조차 새만금을 언제 누가 처음 짓고 부르기 시작했는지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새만금이란 명칭의 공식 사용은 5공화국 시절인 1987년 11월 2일 당시 정인용 부총리 주재로 열린 관계장관회의에서 전북도지사 출신의 황인성 농림수산부 장관이 전북 서해안 간척사업을 ‘새만금간척사업’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새만금사업은 이에 앞서 1985, 1986년 농림수산부가 구상한 ‘부안지구 복지농어도 종합개발사업’이 모태였다. 당시 옥구와 부안을 연결하는 김제방조제 건설계획을 확대,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실무책임을 맡았던 농림수산부 농어촌개발국장 이관범 씨가 작명했다는 설이 있고 또 하나는 전북도지사 자문기관인 지역개발위원회에서 지었다는 주장도 있다.

새만금은 국내 최대 곡창으로 김제 만경 광활 진봉 부량 죽산 일대 들판을 일컫는 김제 만경평야와 같은 옥토를 새로이 일구어 내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지평선이 보일 만큼 광활한 김제 만경평야(金堤 萬頃평야)는 예부터 금만(金萬)평야 또는 만금평야로 불렸다.

이 평야의 상당 부분은 일제강점기 민초들의 피와 땀이 밴 간척사업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이는 조정래 씨의 대하소설 ‘아리랑’에도 잘 나와 있다. 이 평야의 한가운데인 김제시 부량면에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농경유물인 벽골제 유적이 남아있고 바로 앞에는 ‘아리랑 문학관’이 자리하고 있다. 새만금은 김제 만경 방조제를 더 크게, 더 새롭게 확장한다는 뜻에서 ‘금만’을 ‘만금’으로 바꾸고 새롭다는 뜻의 ‘새’를 덧붙여 만든 신조어다. 또 만금(萬金)의 사전적 의미가 ‘썩 많은 돈이나 소중한 것’이라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식량 자급이 국가적 과제이던 시절, 금만평야 같은 거대한 농토를 새로 만들어 국토를 넓히고 식량을 수입하지 않아도 되도록 하자는 의미와 염원을 담은 것이다.

세월이 흘러 새만금이 21세기 대한민국을 먹여살릴 성장 동력으로 거론되리라고는 적어도 당시엔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것이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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