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로 논술잡기]왜 월요일은 빨리 돌아오는 걸까?

  • 입력 2006년 2월 18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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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월요일은 빨리 돌아오는 걸까?/롭 이스터웨이,제러미 원덤 지음·이충호 옮김/272쪽·1만 원·한승

한 주가 열흘이었다면 힘들고 괴로운 월요일은 한 달에 세 번밖에 없었을 것이다. 한 주가 아흐레나 여드레도 아니고 하필 이레로 정해진 이유는 무엇일까. 거기에는 수의 문제가 개입되어 있다.

제목이 말해주듯 이 책은 무심코 지나치는 일상생활 속에 수학이 어떻게 자리하고 있고, 얼마나 깊이 스며들어 있는가를 보여 준다. 예를 들면 피라미드식 판매는 어떻게 가능하며 왜 망할 수밖에 없는지, 스포츠 경기에서 약자가 이길 확률은 얼마나 되는지, 중요한 퀴즈의 갈림길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와 같은 문제들이다.

궁극적으로 수학과 긴밀히 연결된 이런 모든 질문은 일견 아무런 쓸모가 없는 불필요한 장난만 같다. 정사각형 속에 원을 얼마나 집어넣을 수 있는지, 혹은 반대로 일정한 크기의 원 속에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수의 정사각형을 집어넣을 수 있는지와 같은 문제가 복잡다단한 우리 삶에 무슨 도움이 될까 하는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컴퓨터에 쓰이는 정사각형의 실리콘 칩은 원형의 실리콘웨이퍼에서 잘라낸다. 따라서 정사각형을 하나라도 더 잘라낼 수 있다면 그만큼 버리는 웨이퍼의 비율은 적어진다. 수학이 어떻게 실용으로 연결되는지를 보여 주는 좋은 사례다.

작은 부분을 계속 확대하더라도 처음과 똑같은 모양이 반복되는 프랙털 기하학은 또 어떤가. 그것은 인터넷을 통한 그림 전송 속도를 증가시키는가 하면 요동치는 주가지수를 풀어 줄 훌륭한 단서가 된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시간을 줄이려는 엘리베이터 공학자들의 고민 역시 평균 대기시간과 최대 대기시간을 최소화한 지능형 엘리베이터를 만들었다.

고등 수학은 어렵지만 일상생활에 필요한 수학은 아주 간단하다는 것이 지은이의 주장이다. 더욱이 그 작은 수학 지식은 우리의 의사 결정과 논쟁 해결을 도와줄 뿐만 아니라 때로 커다란 행운을 가져다 줄 수도 있다. 수학적으로 꼼꼼히 따져 보는 습관을 몸에 익혀야 할 이유다. 그러나 우리는 연습장이나 연필을 들고 책을 읽지 않는다. 그래서 아주 작은 수식이나 그래프라도 나올라치면 곧바로 책을 덮어 버리곤 한다. 이 책이, 아니 수학과 논리적 사고가 우리의 삶으로부터 떨어져 있는 거리다.

문재용 서울 오산고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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