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주립대 로버트 크리스 교수팀은 물리학자 200명에게 설문지를 보내 가장 아름다운 물리 실험 10개를 선정해 잡지 ‘피직스 월드’ 최근호에 발표했다. 선정된 실험은 모두 과학자 혼자서 아주 단순한 실험장치를 만들어 큰 발견을 한 게 특징이었다. 10개의 실험을 연대순으로 소개한다.
▽에라토스테네스의 지구 둘레 측정(7위)〓기원전 200년 경 에라토스테네스는 둥근 지구의 둘레를 측정했다. 알렉산드리아와 여기에서 남쪽으로 900㎞ 떨어진 아스완에 해시계를 두고 하짓날 정오에 해시계의 바늘이 만드는 그림자의 각도 차이(7.2도)를 쟀다. 그리고 ‘7.2도:900㎞〓360도:지구둘레’라는 공식을 통해 지구의 둘레가 약 4만㎞라는 것을 알아냈다.
▽갈릴레이의 낙하 실험(2위)〓16세기 말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높은 곳에 올라가 금속공과 나무공을 떨어뜨리는 낙하실험을 했다. 두 개의 공은 똑같이 떨어졌다. 이를 통해 ‘물체의 낙하 속도는 무게에 비례한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법칙은 휴지 조각이 됐다.
▽갈릴레이의 가속도 실험(8위)〓공을 경사면에서 굴리는 실험을 한 결과 공이 굴러간 거리는 시간의 제곱에 비례했다. 이 실험을 통해 갈릴레이는 일정한 힘을 가하면 속도도 일정하게 변한다는 가속도 개념을 확립했다.
▽아이작 뉴턴의 프리즘 실험(4위)〓유리로 만든 프리즘 속으로 빛을 통과시켜 무지개를 만들었다. 이로써 햇빛이 여러 가지 색의 혼합체라는 게 밝혀졌다.
▽캐번디시의 지구 질량 측정(6위)〓18세기 말 영국의 과학자 헨리 캐번디시는 막대기 양 끝에 작은 금속공을 달아 마치 천칭저울처럼 실로 매달았다. 작은 금속공 옆에 큰 금속공을 놓고 공 사이에 작용하는 인력에 의해 막대기가 비틀리는 정도를 정밀 측정했다. 비틀림 정도를 통해 그는 만유인력 상수를 얻었으며 이것으로 지구의 질량을 정확히 계산했다.
▽영의 빛 간섭 실험(5위)〓1803년 영국의 토머스 영은 빛이 2개의 작은 틈(슬릿)을 통과하도록 하고 그 뒤에 스크린을 놓았다. 2개의 틈을 통과한 빛은 서로 간섭을 일으켜 스크린에 줄 무늬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빛이 파동이란 사실이 입증됐다.
▽푸코의 진자(10위)〓1851년 프랑스의 장 베르나르 푸코는 판테온의 돔에서 길이 67m의 실을 내려뜨려 28㎏의 추를 매달고 흔들었다. 실험 결과 예상대로 진동면이 일주해 지구의 자전이 입증됐다.
▽밀리컨의 기름방울실험(3위)〓미국의 로버트 밀리컨은 1909년 투명한 통에 기름을 떨어뜨리고 통의 위와 아래에 양전기와 음전기를 각각 걸었다. 전기장의 세기를 바꿔 가며 실험을 한 결과 기름방울이 가지고 있는 전하의 양에 따라 떨어지는 속도도 변했다. 이를 통해 전자 1개의 전하를 정확히 알아냈다.
▽러더퍼드의 원자핵 발견(9위)〓영국의 어니스트 러더퍼드는 1911년 금박시료에 알파입자를 쬐어 산란된 입자를 측정했다. 그 결과 일부 알파입자는 오던 방향과 반대방향으로 산란됐다. 이를 통해 원자의 중심에 양전하를 띤 작은 핵이 존재하는 것이 밝혀졌다.
▽영의 전자 간섭 실험(1위)〓과학자들은 토마스 영이 고안한 이중 슬릿에 빛 대신 전자빔을 쏘았다. 두 개의 슬릿을 통과하면서 전자는 역시 간섭무늬를 만들어냈다. 이를 통해 입자는 동시에 파동성도 갖는 게 입증됐다.
신동호 동아사이언스기자 do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