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홍에 이성열까지…사실상의 옵트아웃, FA 시장 한파 녹이나

  • 뉴스1
  • 입력 2020년 1월 17일 11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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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계약을 체결한 이성열(왼쪽)과 정민철 한화 이글스 단장. (한화 이글스 제공)
FA 계약을 체결한 이성열(왼쪽)과 정민철 한화 이글스 단장. (한화 이글스 제공)
찬바람이 부는 프로야구 FA시장에 옵션에 따른 조건부 계약연장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메이저리그의 이른바 옵트아웃과 유사한 시스템으로 구단과 선수간 이해관계가 절묘하게 해결되는 방안으로 평가된다.

지난 16일 베테랑 야수 이성열은 원소속팀 한화 이글스와 2년간 최대 14억원에 계약했다. 인센티브가 2억원 포함됐다. 그런데 이성열은 최대 3년까지도 계약을 이어갈 수 있다. 2년간 성적에 따라 3년째 계약을 연장할 수 있는 구단 옵션이 그것인데 발동 시 이성열은 최소 4억원, 최대 6억원을 수령할 수 있어 전체 계약 규모는 14억원에서 20억원으로 늘어난다.

구단 1년 옵션이 발동되지 않으면 이성열은 자유계약선수로 시장에 풀려 다른 팀과 협상에 나설 수 있다.

FA 안치홍이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FA 안치홍이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앞서는 내야수 안치홍이 롯데 자이언츠와 비슷한 형태의 계약을 맺었다. 안치홍은 롯데와 2년간 보장 20억원, 옵션 6억원에 계약했다. 그리고 2년간 성적에 따라 상호 2년 옵션이 포함됐는데 실행된다면 추가로 31억원을 더 받고 계약을 이어간다.

반면 구단이 옵션을 행하지 않을 경우 안치홍은 바이아웃 1억원을 받고 자유계약선수가 된다. 안치홍이 원하지 않을 경우에도 자유계약선수가 될 수 있지만 바이아웃 1억원은 받을 수 없다. 즉, 안치홍은 2년 최소 20억원, 4년 최대 56억원이 가능한 계약을 맺은 것이다.

이처럼 꽁꽁 얼어붙은 FA시장 현실에서 안치홍, 이성열이 일반적이지 않은 형태의 계약으로 활로를 찾은 셈이다.

올해 프로야구 FA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심한 한파를 겪고 있다. 구단들은 몸집을 줄이는 중이고 FA 선수들은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19명 중 6명만 해를 넘기지 않고 계약에 성공했다.

나머지 13명의 전망도 어두웠다. 보상선수 규정이 여전하기에 이적은 물론, 장기계약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 쏟아졌다.

그런데 안치홍의 계약이 물꼬를 텄고 이는 전준우(롯데) 등 전체 시장에 영향을 줬다. 그리고 이성열까지 계약에 성공하며 시장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제 시장에는 6명의 FA가 남았다.

안치홍과 이성열 모두 이례적인 플러스 옵션 형태의 계약을 맺었는데 이는 메이저리그에서 흔히 옵트아웃으로 불린다. 선수와 구단이 일정 시기를 계약하고 세부 조건에 충족했을 때 추가 계약이 연장되는 시스템으로 상호간, 혹은 구단 및 선수의 일방적인 형태 등 다양하다.

다만 이전까지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형태였는데 선수들이 안정적인 4년 계약을 선호하고 현 규정 상 FA 재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4년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안치홍과 이성열 모두 옵션 실행이 되지 않을 경우에는 자유로운 자유계약선수가 되지만 다년계약은 불가하다.

장기 고액계약 및 리스크를 줄이고 싶은 구단과 현재의 시장 상황을 타개하며 스스로 동기부여를 얻을 수 있는 선수간 이해관계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것인데 이는 얼어붙은 FA시장을 어느 정도 녹이는 데 성공했다. 이 방식은 남은 선수들은 물론 향후 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나아가 FA 재자격 등 규정에 대한 변화까지 야기 할 수 있을 전망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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