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낡고 해진 ‘386정치’ 대체할 차세대가 전면 나서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19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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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그제 공천 물갈이를 우려하는 문자 메시지를 읽고 있는 사진이 언론에 포착됐다. 여기에 장관 겸직 의원들의 불출마 리스트까지 흘러나오자 이해찬 대표는 “중진 불출마를 권유한 적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친문 핵심인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백원우 전 대통령민정비서관이 최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공천 물갈이에 시동을 건 분위기가 역력해 보인다. 이 불길은 조만간 야당에도 번져갈 것이다.

조국 사태는 민주당 지도부의 공천 전략에 엄중한 과제를 부여하고 있다. 조국 사태를 통해 진보 진영의 특권적 행태와 위선, 몰염치의 민낯이 드러났다. 특히 조 장관은 문재인 정권 주도 세력인 ‘386’그룹의 상징이어서 조국 사태는 386그룹 전체의 도덕성 문제로 번져갈 가능성이 크다. 이들은 아직도 20년 전 민주화 투쟁 경력에만 머물러 있어 또 다른 기득권의 성채를 만들어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중진 의원들도 그동안 진보 진영의 기득권에만 안주해온 것은 아닌지 자문해봐야 할 때다. 민주당 지도부가 민심을 거스른 조국 사태를 계기로 진보 진영의 폐쇄적인 기득권 세력을 교체하는 공천 혁신에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도 변화와 쇄신의 공천 흐름을 거스를 수 없을 것이다. 다만 보수 통합이라는 정치적 협상 과정을 앞두고 있는 데다 황교안 리더십이 아직 견고하지 못한 탓에 그 시점과 쇄신 폭을 가늠하긴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하지만 지지층 결집과 함께 ‘여당이 싫지만 한국당에도 마음이 안 간다’는 30% 정도의 무당층을 흡수하지 않고서는 총선 승리를 기약할 수 없다는 사실은 분명해졌다. 문재인 정부가 연이은 실정에도 마이 웨이를 하는 것은 야당의 무능 때문이라는 게 민심의 냉정한 평가다. 이번 기회에 한국당도 과감한 인적 쇄신을 이뤄내지 못하면 미래가 불투명하다.

국가적으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새로운 변화가 절실한 시점에 정치권의 인적 쇄신을 통한 세대교체는 필수적이다. 아직도 이념, 계층, 진영 대결에 함몰되어 낡은 레코드판을 돌리고 있는 정치 행태는 시대 흐름을 역행하는 것이다. 그래서 7개월 앞으로 다가온 21대 총선은 어느 정당이 참신하고 새로운 인재들을 수혈하는지 가리는 공천 경쟁의 무대가 되어야 한다. 당내 반대 세력을 몰아내기 위한 정략적인 공천 물갈이는 경계해야 하지만 새판을 짜야 하는 인적 쇄신에 여야 모두 명운을 걸어야 한다. 새로운 것이 낡은 것을 이긴다.
#386정치#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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