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돌잔치 열어준 찰스 로드… 밥에 계란-간장 비벼먹는 포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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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은 한국인 된 외국인 선수들
헤인즈는 주말 안방경기때 ‘하인수’

국내 농구 팬들에게 외국인 선수는 아무리 잘해도 ‘언젠가는 떠날 그대’다. 하지만 오랫동안 한국에서 뛰며 토종 선수 못지않게 사랑받는 외국인 선수들도 있다. 실력과 친근함으로 팬들을 사로잡고 있는 ‘한국형 외국인’이다.

올 시즌 최고의 한국형 외국인은 SK의 애런 헤인즈(34)다. 그는 2008년 삼성을 시작으로 7시즌째 국내 팬들과 만나고 있다. 전자랜드 테렌스 레더(2007∼2013, 2014∼2015시즌)와 함께 가장 오랜 기간 국내에서 뛰고 있는 현역 선수다. 올 시즌을 마치면 역대 프로농구 최장수 외국인 선수 조니 맥도웰(1997∼2004시즌)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헤인즈는 1일 개인 통산 318번째 경기에 나서며 외국인 선수 최다 출전 기록도 세웠다. 지난해 인천 아시아경기를 앞두고는 특별귀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팬들에게 ‘하인수’라는 한국 이름을 얻기도 했다. 귀화는 무산됐지만 팀 이벤트로 별명이 적힌 유니폼을 입는 주말 안방경기 때마다 헤인즈는 ‘하인수’가 된다.

전자랜드의 ‘캡틴’ 리카르도 포웰(32)도 대표적인 한국형 외국 선수다. 2008∼2009시즌을 시작으로 전자랜드에서 4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는 그는 현재 전 구단 통틀어 유일한 외국인 주장이다. 프로농구 최초로 2시즌 연속 주장을 맡은 외국인 선수이기도 하다. 정영삼 주태수 등과는 4년째 한솥밥을 먹고 있고 신인 정효근에게 개인기술을 가르쳐주는 등 후배에 대한 애정도 각별하다. 지난해 12월 발목 부상으로 결장했을 때도 벤치에서 동료들을 챙기며 주장 역할을 했다. 계란과 밥을 간장에 비벼 먹는 등 한국 음식도 잘 먹는다.

KT의 찰스 로드(30) 역시 한국에서 4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다. 2010년부터 두 시즌을 KT에서 보내고 지난 시즌 전자랜드로 이적한 그는 올 시즌 KT로 돌아왔다. 로드는 경기 전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한국 선수들만큼 진지하게 한다. 그는 “한국 문화를 존중한다. 한국은 제2의 고향”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해 10월 5일 KT 찰스 로드(오른쪽)가 아들의 돌잔치를 하고 있다. 이 행사는 KT 전창진 감독이 사비로 마련했다. KT 제공
지난해 10월 5일 KT 찰스 로드(오른쪽)가 아들의 돌잔치를 하고 있다. 이 행사는 KT 전창진 감독이 사비로 마련했다. KT 제공
그런 로드를 위해 전창진 KT 감독은 시즌 전 로드의 아들 돌잔치를 마련해 줬다. 로드도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전 감독을 위한 깜짝 선물을 준비해 보답했다. 과거 불화설에 시달렸던 두 사람이 ‘정’을 나누는 사이가 되면서 팬들을 훈훈하게 한 것. 한국식 고기 요리를 먹을 때 꼭 쌈장을 곁들인다는 로드는 “다른 나라에서 생활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한국은 살기 좋다”고 말했다.

김종규 더블더블… LG 6연승

한편 LG는 20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방문 경기에서 김종규(27득점 10리바운드)와 데이본 제퍼슨(31득점)의 활약을 앞세워 오리온스를 90-79로 꺾고 6연승을 질주했다. 18승 20패를 기록한 7위 LG는 6위 KT를 0.5경기 차로 따라붙으며 6강 합류 가능성을 한껏 높였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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