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도 맘놓고 사먹을 수 있게… 티끌도 잡아내는 ‘위생경영’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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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안전 대한민국]“먹거리 안전이 국민행복” 대표 식품기업 9곳 현장

《 박근혜정부는 먹거리 안전을 국민행복의 필수요건으로 삼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 격상하고 총리실 식품안전정책위원회를 중심으로 범정부 불량식품 근절 추진단을 꾸렸다. 식품 안전의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식약처는 불량식품을 판매하면 매출액의 최고 10배까지 환수하기로 했다. 해외 제조업체나 수입업자가 식품 부당 판매 이력이 있다면 사전에 수입검사를 하는 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 정부는 불량식품에 노출되기 쉬운 어린이들에 대한 안전장치 마련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학교 주변 문방구점에서의 불량식품 판매에 제동을 걸었다. 어린이 기호식품에 대한 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의무 적용도 단계적으로 시행한다. 정부의 불량식품 근절 의지에 발맞춰 식품업계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각 제품 라인에 HACCP 인증을 받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식품 안전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도 늘리고 있다. 대표적인 식품기업 9곳의 노력을 소개한다. 》

■ 농심, 전국 6개공장 모두 HACCP 인증 따내

농심 연구원이 위해 물질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농심 제공
농심 연구원이 위해 물질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농심 제공
농심은 1999년 당시 식약청으로부터 ‘냉동면 제조라인’에 대해 HACCP 인증을 획득했다. 라면업계에서는 HACCP라는 개념조차 생소한 시절이었다.

이후 2004년 유탕면(구미공장)과 생면(안양공장), 2006년 분말수프(안성공장), 2009년 냉면류(녹산공장) 분야에서 차례로 HACCP 인증을 받았다. 결국 2011년 12월 전국 6개 공장에서 생산되는 전 제품에 대해 HACCP 인증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농심은 식품안전 연구개발(R&D) 분야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하는 데도 주저하지 않았다. 농심은 2009년 1월 ‘식품안전연구소’를 설립했다. 연구인력 160여 명 중 20명을 식품안전 전문연구원으로 배치했다. 이들은 위해물질 및 오염인자 모니터링, 분석기술 개발, 위해발생 원인 규명, 저감화 기술 개발 등에 힘쓰고 있다. 농심의 식품안전 R&D 능력은 국내 최고 수준이다. 1997년 라면업계 처음으로 한국인정기구(KOLAS)로부터 화학 분야 안전성을 인정받았다. 2009년 5월 방사선 조사 검지, 아크릴아마이드, 유전자변형식품(GMO), 병원성세균, 잔류농약, 지방산조성, 콜레스테롤 등 7가지 검사부문도 KOLAS로부터 인정받았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롯데칠성음료, 무균 충전화 시스템으로 오염가능성 차단

롯데칠성의 무균 충전화 생산 시스템. 롯데칠성 제공
롯데칠성의 무균 충전화 생산 시스템. 롯데칠성 제공
롯데칠성음료는 1950년 ‘칠성사이다’ 출시 이후 63년간 음료업종에 주력해 왔다. 그동안 식품의 안전성 확보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롯데칠성음료는 2002년 국내 음료업계 최초로 HACCP 적용 업소로 지정받았다. 이후 2010년까지 전 공장(오포, 양산, 대전, 광주 등)에 HACCP를 구축했다. 국내 최초로 무균 상태의 멸균 용기에 음료를 바로 충전하는 ‘어셉틱(무균 충전화)’ 생산 시스템을 도입했다. 무균 충전화 설비를 도입하기 이전에는 곡물차나 밀크커피처럼 단백질이 함유된 음료를 충전할 때 용기에 의한 2차 오염의 가능성이 늘 있었다. 하지만 이 시스템 도입으로 식품 오염의 가능성을 막아 제품 안전성을 크게 높였다. 그뿐만 아니라 롯데칠성음료는 식품안전에 대한 인증을 여러 개 받은 회사다. 2007년 식품안전경영에 대한 국제 표준인증인 ISO22000을 획득했고, 2012년에는 식품안전시스템 국제 인증인 FSSC도 받았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그동안 음료업계 선두주자로서 축적해 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맛있고 안전한 최고 품질의 제품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기 위해 앞으로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
■ SPC그룹, 전문가 40명 채용 ‘식품안전센터’ 맹활약

위생 점검을 하고 있는 식품안전 전문가. SPC그룹 제공
위생 점검을 하고 있는 식품안전 전문가. SPC그룹 제공
SPC그룹은 원료에서 완제품까지 단계별로 생길 수 있는 모든 문제에 대비한 과학적인 식품위해관리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사업장 50여 곳, 점포 5500여 곳, 협력업체 270여 곳을 꼼꼼하게 관리하기 위해 연간 2만 건 이상의 위생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SPC그룹 식품안전 관리의 핵심은 2005년 설립된 SPC식품안전센터다. 40여 명의 식품안전 전문가로 구성된 식품안전센터는 규모와 전문성 면에서 국내 최대 수준을 자랑한다. SPC그룹은 2008년 4월부터 매달 정기적으로 그룹 차원의 식품안전회의를 열고 있다. 안전을 그룹 차원의 과제로 삼고 관리하겠다는 최고위층의 의지가 담겨 있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3월 전 계열사 임직원 및 협력사 대표가 모인 가운데 ‘식품안전경영’을 선포하고 4∼6월을 ‘식품안전 특별 점검 기간’으로 지정했다. 삼립식품, 파리크라상, 비알코리아 등 계열사들은 월 1회 ‘식품안전의 날’을 지정해 위생안전 점검을 한다. SPC그룹 관계자는 “위생안전 우수 가맹점으로 선정되면 ‘클린 숍(Clean shop)’ 인증패를 수여하고 포상한다. 식품안전 관리를 독려하는 각종 인센티브 제도도 도입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한국야쿠르트, 발효유제품 대학-병원과 임상시험 연계

한국야쿠르트는 수입, 가공, 합성 원료는 유해 여부를 반드시 검증한다. 한국야쿠르트 제공
한국야쿠르트는 수입, 가공, 합성 원료는 유해 여부를 반드시 검증한다. 한국야쿠르트 제공
한국야쿠르트는 식품 원재료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 전통적으로 안전성이 입증됐거나 오랫동안 사람들이 섭취해 온 재료를 먼저 사용한다. 수입됐거나 가공, 합성된 원료를 사용할 때는 원산지와 가공 공정은 물론이고 유해물질이 함유됐는지를 검증한다. 새로운 원료를 사용할 때는 장기간 많이 먹어도 해가 없는지를 꼭 검토한다.

각국의 식품 관련 규정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원재료와 부재료를 선정할 때는 한국야쿠르트의 자체 규정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의 식품 관련법, 국제 식품규격을 참조한다.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잠재적인 위해 요소들도 점검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도 사전에 차단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유제품 전 품목에 대해 HACCP 인증을 받은 회사다.

한국야쿠르트의 창업 이념은 ‘건강 사회 건설’이다. 발효유 제품 중 R&B와 윌, 쿠퍼스는 대학, 병원과 연계해 임상시험을 마친 뒤 출시한 제품이다. 아울러 이 회사는 제품을 유통하고 판매하는 과정에서 고객상담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상이 있는 제품은 즉각 회수할 수 있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전국 어디서든 최상의 품질로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서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동서식품, 커피믹스 스틱 하나하나에 유통기한 표기

동서식품은 1995년부터 전 제품 생산라인에 HACCP 인
증 시스템을 도입했다. 동서식품 제공
동서식품은 1995년부터 전 제품 생산라인에 HACCP 인 증 시스템을 도입했다. 동서식품 제공
동서식품은 1995년부터 전 제품 라인에 HACCP 인증 시스템을 도입해 안전한 제품을 만드는 데 만전을 기하고 있다.

동서식품의 커피 원료는 수입 단계부터 철저한 인증 절차를 거친다. 최대한 신선한 생두를 수입해 3, 4일 만에 통관 절차를 밟고 공장에 들어올 수 있게 한다. 입고된 생두는 안전성 검사를 위해 동서식품 부평공장 내에 있는 식품안전팀으로 즉시 옮겨진다. 이곳에서 잔류 농약이나 미생물 검사를 매일 실시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동서식품은 이물질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이물 저감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이 작업에는 고주파 금속검출기, X선 이물검출기, 중력선별기, 색체선별기 등 다양한 설비가 동원된다. 까다로운 안전검사 절차를 거친 생두만이 로스팅 작업에 쓰이게 된다. 동서식품은 반드시 직접 생두를 로스팅한다. 미리 로스팅된 상태에서 수입할 경우 신선도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동서식품은 제품 포장 과정에서도 식품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내 커피 제조업체 중 유일하게 커피믹스 스틱 하나하나에 유통기한을 모두 표기한다. 소비자들이 대개 커피믹스 스틱을 낱개로 보관하기 때문이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롯데리아, 호주청정우 ‘클린&세이프’ 고기만 사용

롯데리아는 호주 청정우를 사용해 깨끗한 먹거리를 생산
하는 데 가장 큰 비중을 둔다. 롯데리아 제공
롯데리아는 호주 청정우를 사용해 깨끗한 먹거리를 생산 하는 데 가장 큰 비중을 둔다. 롯데리아 제공
패스트푸드 업체 롯데리아는 깨끗한 먹거리 생산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기업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호주 청정우’를 쇠고기 햄버거 제품에 사용한다. 소비자가 햄버거를 만들어 보는 체험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호주 청정우란 가축 질병 청정 국가로 손꼽히는 호주 정부의 엄격한 검역 기준을 통과한 호주산 쇠고기에 ‘클린&세이프’ 마크를 부착한 고기를 말한다. 롯데리아는 한우 제품을 제외한 모든 쇠고기 햄버거에 호주 청정우를 사용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위치한 어린이 직업체험 테마파크 ‘키자니아’ 내부의 롯데리아 햄버거 체험관에서는 어린이들이 롯데리아 햄버거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이 과정을 통해 소비자들은 롯데리아의 주방 위생 시스템과 제품 안전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이 체험은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높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롯데리아는 국내의 대표적 외식 기업으로 모든 식품의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고 있다”며 “안전한 식재료를 사용하고 다양한 고객 체험 행사를 통해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홍보를 강화함으로써 고객에게 더욱더 신뢰받는 기업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
■ 롯데푸드, ‘위생-영양-맛’ 모두 갖춰 소비자 건강까지

롯데푸드는 몸에 좋은 신선한 재료만을 활용해 식품안전을 유지하고 있다. 롯데푸드 제공
롯데푸드는 몸에 좋은 신선한 재료만을 활용해 식품안전을 유지하고 있다. 롯데푸드 제공
롯데푸드는 제품 생산 과정에서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 무척 신경을 쓴다. 나아가 소비자의 건강까지 지키는 제품을 만들고 있다. 먹거리에 대한 불안이 커질 때에도 롯데푸드가 계속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롯데푸드의 ‘의성마늘햄’은 생산의 전 과정에 걸쳐 엄격하게 관리된다. 또한 몸에 좋은 마늘을 활용해 만들었다. 햄의 기본이 되는 돼지고기는 롯데푸드 도축장에서 직접 도축한 뒤 생산하고 가공했다. 마늘을 비롯한 각 재료는 매주 생산할 양만큼만 그때그때 납품을 받아 냉장 보관해 신선도를 유지한다. 햄을 만드는 각 공정에는 X선 검출기와 금속검출기를 사용해 뼈를 비롯한 이물질을 제거한다. 아울러 육안 검사를 통해 기계가 놓치는 부분을 보완하고 있다.

롯데푸드는 올해 ‘합성아질산나트륨’ 등 7가지 합성첨가물을 넣지 않고 만든 ‘enNature(엔네이처)햄’ 시리즈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순돈육이 90% 이상 함유돼 있고 5도의 기온에서 저온 숙성돼 고기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다. 황토에서 자란 무안 양파도 더해져 맛과 영양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 위생과 영양, 맛을 모두 담으려는 롯데푸드의 의지가 담긴 제품이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동원F&B, 배추 무, 파종부터 수확까지 회사가 관리

동원F&B는 엄격한 품질검사를 거쳐 안전한 제품을 생산
한다. 동원F&B 제공
동원F&B는 엄격한 품질검사를 거쳐 안전한 제품을 생산 한다. 동원F&B 제공
동원F&B는 ‘품질 경영’을 최우선 경영 목표로 삼고 식품 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올해 5월 사장 직속으로 신설된 ‘품질경영실’은 제품 품질 관리에 대한 이 회사의 높은 관심을 상징하는 부서다.

동원F&B는 김치 햄 김 참치 샘물 등 전 제품에 걸쳐 국가가 관리하는 HACCP와 국제표준 품질경영 시스템인 ISO9001 인증을 획득했다. 사내 HACCP의 지속적인 관리 활동과 더불어 협력업체 직원에게도 HACCP 시스템 운영 교육을 하고 있다.

좋은 재료로 식품을 만드는 건 위생 관리의 기본. 동원F&B의 대표 식품인 ‘양반 김치’의 경우 배추 무 고춧가루 등 모든 원료를 국내산만 고집한다. 배추와 무, 고추는 씨를 뿌리고 수확할 때까지 회사에서 전 과정을 관리해서 가공한다. 이렇게 만든 완제품도 미생물, 잔류농약, 염도, 산도(pH), 당도(Brix) 테스트를 통과해야만 유통이 결정되는 엄격한 검사 과정을 거친다.

또 동원F&B는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소비자들이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김장투어와 공장 견학을 매 연말 실시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더욱 높이는 계기로 삼고 있다.

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
■ ㈜오뚜기, 컵라면제품에 ‘고올레산 해바라기유’ 사용

㈜오뚜기는 다른 나라에서 한 번이라도 논란이 된 성분은 즉시 분석한다. ㈜오뚜기 제공
㈜오뚜기는 다른 나라에서 한 번이라도 논란이 된 성분은 즉시 분석한다. ㈜오뚜기 제공
㈜오뚜기는 꾸준히 위생환경을 관리하면서 재료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카레, 마요네즈, 케첩, 레토르트 등에 대해서도 HACCP 인증을 받았다.

위생 관리는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한다. ‘오뚜기의 식약처’라고 불리는 자체 식품안전센터는 최고 수준의 분석력을 갖췄다. 이곳에서는 국내의 식약처 기준은 물론이고 세계 각국의 식품 관련 정부 기관과 소비자 단체들이 내세우는 기준과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국내에서 문제가 되지 않는 사항이라도 전 세계 어딘가에서 한 번이라도 논란이 된 성분에 대해 즉시 분석한다. 오뚜기는 지난해 ‘완벽 품질 만들기’를 업무 방침으로 정했다. 이를 위해 원료를 전수 검사하고, 식품안전 정보를 수집해 검증하는 활동을 더 꼼꼼하게 실시한다.

더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한 노력도 한다. 2009년 진라면 컵을 시작으로 스낵면컵, 콕콕콕 등 미니컵 11종과 뿌셔뿌셔 전 제품에 몸에 좋은 ‘고올레산 해바라기유’를 사용하고 있다. 아울러 국민건강 차원에서 나트륨을 줄이고 있다. 열라면, 진라면, 스낵면, 컵누들 등의 나트륨을 낮췄다. 오뚜기 관계자는 “나트륨 저감 운동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농심#오뚜기#롯데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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