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Before&After]단지증 교정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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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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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싫었던 ‘못난이 짧은 발가락’
이젠 샌들 - 슬리퍼 마음껏∼”

김용욱 라파메디앙스 정형외과 원장이 단지증 교정술을 받은 환자의 뼈가 제대로 자라고 있는지 초음파로 검사하고 있다. 환자 발등에 외고정 장치를 장착한 모습. 사진 제공 라파메디앙스
김용욱 라파메디앙스 정형외과 원장이 단지증 교정술을 받은 환자의 뼈가 제대로 자라고 있는지 초음파로 검사하고 있다. 환자 발등에 외고정 장치를 장착한 모습. 사진 제공 라파메디앙스
《양발 네 번째 발가락이 선천적으로 짧은 대학생 정은영 씨(여·23·서울 동작구 신대방동)는 다가오는 ‘노출의 계절’ 여름이 반갑지 않다. 정 씨는 발가락 사이도 눈에 띄게 넓다. 다른 발가락들이 짧은 발가락 방향으로 휘어져 자랐기 때문. 정 씨처럼 발가락이나 손가락 일부가 비정상적으로 짧은 것을 ‘단지증’이라고 한다. 정 씨는 “남자친구에게 ‘발이 왜 그러냐’는 말을 들은 뒤론 한여름에도 샌들이나 슬리퍼를 안 신었다”면서 “맨발을 보여주는 것이 싫어서 대학 친구들과의 MT도 가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정 씨는 수술로 짧은 발가락을 고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22년째 사지연장 및 기형교정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는 라파메디앙스 정형외과를 찾았다.》

○ 단지증, 신체의 불편함보다는 정신적인 고통

단지증은 손가락이나 발가락을 구성하는 뼈는 모두 존재하지만 이들 중 일부가 짧은 경우다. 할리우드 영화배우 메간 폭스도 엄지손가락이 짧은 단지증이다.

대개 손가락보다 발가락에서 많이 나타나며 4번째 발가락이 짧은 경우가 흔하다.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선천성 이상이 많다. 뼈가 자라는 곳인 성장판이 외상이나 감염으로 손상돼 단지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선천적 경우라도 초등학생이 돼야 눈에 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는 사춘기 연령이 되면 단지증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다.

김용욱 라파메디앙스 정형외과 원장은 “단지증은 일상 생활하는데 문제는 없지만 보기 안 좋다며 병원을 찾는 사람이 많다”면서 “부위나 정도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르므로 반드시 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진찰과 X선, 초음파 검사를 거쳐 정 씨의 상태를 확인한 뒤 외고정 기구를 이용해 점진적으로 뼈를 늘이는 수술을 권했다. 외고정 기구는 뼈에 핀을 박아 고정시키는 기구로 새끼손가락 정도의 크기다.

○ 뼈를 늘이거나 다른 곳의 뼈를 이식

단지증은 외고정기구를 3∼5개월 정도 착용해 뼈를 늘여주거나 골반 뼈를 잘라내 이식하는 방법으로 치료한다.

김 원장이 권한 수술법은 늘이고자 하는 뼈에 금을 가게 하는 ‘피질골 절골술’을 이용한 것. 뼈는 바깥쪽의 골막, 중간의 피질골, 안쪽의 골수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 피질골에만 미세한 금을 내고 소형 외고정장치를 이용해 하루 평균 0.7mm씩 서서히 길이를 늘여준다. 그러면 뼈 사이가 벌어지고 그 틈을 새로 생긴 뼈가 메우면서 정상 길이로 늘어난다.

김 원장은 “뼈를 억지로 잡아 늘이는 것이 아니라 짧은 발가락에 뼈, 살, 힘줄, 신경, 혈관, 심지어는 모근(털)까지 새로 생겨나면서 늘어나는 것”이라면서 “도마뱀 꼬리가 잘린 후 꼬리가 다시 생기는 것을 연상하면 쉽다”고 말했다.

○ 수술 뒤에는 통원 치료…집에서도 철저한 관리 필요해

정 씨의 수술 시간은 1시간 정도 걸렸다. 피부를 0.5cm 정도 절개하고 그 부위를 통해 늘여야 할 뼈에 미세한 금을 냈다. 이후 정 씨는 외고정 장치를 이용해 매일 0.7mm씩 뼈를 직접 늘인다.

퇴원 뒤 2주에 한 번씩 통원 치료를 받는다. 병원에서 알려준 대로 집에서 수술부위를 꼼꼼히 소독해야 한다. 샤워는 가능하다. 발가락이 뻣뻣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발가락을 오무렸다가 펴는 운동이나 걷는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보통 2개월이면 뼈가 정상 수준으로 자란다. 늘어난 뼈가 충분히 굳을 때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외고정 기구는 3∼5개월 후에 제거한다.

수술 바로 다음 날 퇴원한 정 씨는 “20년 가까이 가슴에 맺혔던 응어리가 풀리는 기분”이라며, “장치를 풀고 나서 그동안 못 신었던 예쁜 샌들을 신을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Q&A로 알아보는 단지증 수술

단지증으로 휜 인접 손·발가락은 어떻게?
다른 기형 없다면 별도 교정 안해도 저절로 펴져


[Q]짧은 부위 쪽으로 휘어진 손가락과 발가락은 별도의 교정이 필요 없나.
[A]짧은 발가락 혹은 손가락이 길어지면 인접해있던 휜 발가락이나 손가락은 자연스럽게 교정이 된다. 다만 구조적으로 휘는 다른 기형이 있다면 그것은 기형교정술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기형이 없으면서 2차적으로 인접한 발가락, 손가락이 휘어있는 것은 짧은 발가락이 길어지면 저절로 교정이 된다.

[Q]단지증 치료에 나이 제한은….
[A]단지증 치료는 짧은 손가락이나 발가락을 무작정 늘이는 게 아니라 새로운 조직이 생겨 길어지게 하는 치료이기 때문에 나이가 들었다고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나이가 들더라도 다친 상처가 회복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나이가 어리다면 회복이 빠르고 치료기간이 조금씩 짧은 경향은 있다.

[Q]수술 후 합병증이나 부작용은….
[A]모든 수술에는 부작용이나 합병증이 있을 수 있다. 주로 감염이 있을 수 있다. 이를 피하기 위
해서는 수술 전에 수술이 가능한 경우인지 아닌지 전문가의 의견을 듣는 것이 필요하다. 수술이
결정되었다면 수술 후 통원치료는 물론이고 집에서의 관리도 중요하다. 청결은 물론이고 발가락
이나 손가락이 뻣뻣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운동을 배우고 이를 철저히 지키도록 한다.

[Q]외고정 기구를 제거한 뒤 주의할 점은….
[A]외고정 기구 제거 후에는 대략 한 달 정도는 격한 운동은 피한다. 개인 차는 있으나, 그 이후에는 거의 모든 활동이 가능하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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