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약,기침 콧물 떼려다 혹 붙일라

  • 입력 2008년 3월 3일 03시 00분


부작용 만만찮아… 증상에 맞는 복용법은

요즘은 낮과 밤의 기온이 10도 이상 차이가 나는 환절기다. 여기저기 콜록거리는 사람이 많다.

감기에 걸리면 뜨거운 생강차를 마신다든지, 뜨거운 방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잔다든지 다양한 민간요법이 시행되고 있다. 소주에 고춧가루를 타서 먹는다는 사람도 있다.

다양한 민간요법이 돌고 있는 것은 ‘감기는 약이 듣지 않는다’는 믿음 때문이기도 하다. ‘감기는 약을 먹으면 7일, 참으면 일주일’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그러나 감기약도 제대로 알고 먹으면 도움이 된다. 자신의 증상에 맞는 감기약을 먹어야 부작용을 피할 수 있다.

○ 무조건 감기약 복용 금물

흔히 먹는 감기약은 치료제라기보다는 기침, 고열, 통증 등 감기에 동반되는 증상을 완화시키는 약이다. 감기약의 성분을 뜯어보면 콧물을 멈추게 하는 ‘항히스타민제’, 열을 내리게 하는 ‘해열제’, 근육 통증을 덜어주는 ‘진통제’, 가래를 없애주는 ‘진해거담제’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감기의 치료는 결국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염증 반응을 일정 기간에 걸쳐 이겨냄으로써 이뤄진다.

따라서 감기 기운이 있다고 해서 감기약을 무턱대고 먹는 것은 금물이다. 감기약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증상을 완화해 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증상에 대해서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감기약의 가장 대표적인 부작용인 졸음과 현기증은 ‘항히스타민’ 성분 때문이다. 이 성분은 권태감, 나른함, 운동신경 둔화, 입안 마름, 주의력 산만 등을 유발할 수 있다. 긴장도 높은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의사에게 덜 졸리는 항히스타민제 처방을 요구하도록 한다.

진해거담제 성분이 포함된 감기약은 조심해서 복용하도록 한다. 진해거담제에 들어 있는 ‘코데인’ ‘텍스트로메드로판’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코데인은 일종의 마약류로 분류돼 있는데 장기간 복용하면 중독의 위험이 있다. 텍스트로메드로판도 지나치게 많이 복용하면 눈동자가 풀리고 사물이 흐릿하게 보이며 목이 마르고 음식물을 삼키기 힘든 증상 등이 나타난다.

○ 다른 감기약 섞어 먹지 말라

드물지만 감기약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있다. 두드러기가 돋는 정도의 가벼운 반응에서부터 기관지와 위장 점막이 붓는 부작용으로 호흡이 곤란해지는 증상까지 나타날 수 있다. 이럴 때는 감기약을 끊는 것이 치료다.

독한 감기라고 해서 장기간 감기약을 복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감기로 머리가 아프거나 몸이 쑤실 때 사용하는 해열제와 소염제는 장기간 복용하면 신경이 예민해지고 위장장애가 온다. 5일 이상 해열제를 복용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감기가 잘 낫지 않는다고 해서 두 가지 이상의 감기약을 함께 복용하는 것도 피한다. 간과 신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2세 미만 영유아는 감기약 사용 기준량을 조금만 넘겨도 사망 등 중대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 한화제약 카로아액처럼 영·유아에게 처방될 수 있는 생약제제 감기약이 나오고 있으므로 의사와 상의해서 먹이도록 한다.

○ 심한 기침이 날 때는 눕는 것이 좋아

3주 이상 기침이 계속되면 일반 기관지염이나 기침에 듣는 약만 먹지 말고 호흡기질환 검사를 받아보도록 한다. 가슴과 코 부위에 X선 촬영을 해서 기관지 천식 증상이 있는지 알아본다.

참을 수 없는 기침이 나오면 눕는 것이 좋다. 누우면 숨쉬기 편하고 호흡양도 줄어들어 기침이 적어진다. 찬 공기는 자극요인이 되므로 만성기침 증상을 가진 환자는 추운 날씨에 외부 활동이나 운동은 피한다.

공기가 건조하면 호흡기 점막이 자극을 받는다. 기침이 많이 날 때는 가습기를 사용한다. 끈끈한 가래가 목에 걸려 있으면 기침이 나기 쉬우므로 물을 자주 마셔서 가래를 묽게 해 준다. 가글을 자주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외출 후 반드시 손발을 씻어 청결에 유지하는 것이 감기 예방의 첫걸음이다.

(도움말=손병관 인하대병원 소아과 교수,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이상일 삼성서울병원 소아과 교수)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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