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서세원의… 현상수배」 日방송 표절 의혹

  • 입력 1999년 8월 6일 19시 05분


“어찌 이렇게 같을 수가 있나.”

6일 열린 방송위원회 산하 연예오락심의위원회에서 이종석위원장이 한 말이다.

이 날 연예오락심의위는 7월초 방영된 SBS의 ‘서세원의 슈퍼 스테이션―현상수배’(일 오후7·00)의 첫회인 ‘김원희 편’과 일본 후지TV의 ‘달려라 행복건설’의 ‘도망자―소노만마 히가시의 재도전편’을 비교 분석했다.

심의위는 ‘현상수배’의 20여 군데가 ‘도망자’와 닮은 것으로 판정했다. 특히 △느린 동작으로 표현되는 김원희의 지하주차장 도망 장면 △암호가 틀려 김원희를 잡지 못하는 소년 △‘지령서’라고 적힌 편지 △김원희가 가발을 벗고 호텔방에 앉아 독백하는 장면 등은 아예 똑같았고 결론지었다.

또 도입부 자막 ‘김원희 vs 4700만 시청자’는 ‘소노만마 히가시 vs 1억2000만명의 시민’에서 숫자만 바꾼 꼴이고 김원희가 지닌 10만원과 소노만마의 10만엔도 화폐 단위만 다르다.

이에 따라 방송위는 13일 해당 연출자의 의견 진술을 듣기로 했다. 의견 진술은 표절이나 간접광고 등의 혐의로 중징계가 예상될 경우 연출자에게 소명기회를 주는 과정.

SBS측은 ‘현상수배’ 코너를 용감한 시민상을 찾아보자는 아이디어와 일본에서 유행한 스타 분장쇼를 접목해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순영PD는 “프로그램이 방영 뒤 일본 프로를 봤는데 유사점이 많았다”며 “문제가 된다면 앞으로 포맷을 대폭 변경하겠다”고 말했다.

〈허 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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