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김종환 신곡「사랑을 위하여」,여성들에 인기 폭발

  • 입력 1997년 10월 31일 07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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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에 잠에서 깨어 너를 바라볼 수 있다면/물안개피는 강가에 서서 작은 미소로 너를 부르리/하루를 살아도 행복할 수 있다면 나는 그 길을 택하고 싶다」. 가수 김종환의 신곡 「사랑을 위하여」다. 새벽에도 「함께 있음」. 그것은 사랑하는 사람들이 가장 행복을 느끼는 순간. 여성팬들이 다투어 이 노래를 찾는 이유일까. 덤덤해진 일상을 유리깨뜨리듯 환기시킨다. 김종환도 『아내에게 가장 들려주고 싶은 노래』라고. 직접 쓰고 짓고 노래한 이 곡은 「존재의 이유」에 이은 두번째 히트곡이다. 20만장을 가볍게 넘어 이미 큰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가슴을 후비는 것은 가사만이 아니다. 여러 갈래의 탁성이 끝에 가면 여리게 가늘어지는 그의 「다중 음색」. 이 또한 가사의 아련함을 울려퍼지게 한다. 오죽하면 「귀신이 곡하는 소리」란 평을 들을까. 주부 김익미씨(36)의 맞장구. 『노래를 잃어버린 우리 세대에 노래를 되찾아 준 것 같아요』 김종환은 무명 시절이 길었다. 통기타 하나 메고 라이브 카페를 전전한 게 무려 10여년. 「존재의 이유」가 아니었다면 아직도. 그 음반은 아직도 팔린다. 지금까지 75만장. 그러나 사람들은 그의 얼굴을 잘 모른다. 「존재의 이유」를 불렀다면 그때서야 『아!』 TV 출연을 거의 하지 않은데다 나서기 주저하는 소심함 때문이다. 그래도 인터뷰하고서 함께 먹은 「불낙 전골」이 맛있다며 시간내 다시 찾아오는 엉뚱한 소박함이 있다. 그는 얼굴도 웃음도 가꾸지 않는다. 오랜 밑바닥 시절을 보낸 까닭에 삶의 껍질을 가꾸는데 익숙하지 않다. 노래하는 목적도 마찬가지. 그저 함께 있음을 노래하고 싶다. 『공존의 이유란 별 게 아니다. 아플 때 밤새워 지켜 주는 사람. 누가 그때 말한다. 사랑이란 이런 거야, 라고…』 이번이 3집. 14곡 모두 직접 만들었다. 몇년 전부터 만들어둔 곡도 많다. 「사랑을 위하여」의 듀엣판에는 조영남과 함께 했다. 녹음실에서 우연히 듣던 조영남이 『이 곡은 나하고 불러야 한다』고 「강요」했던 것. 가사는 비몽사몽간에 쓴다. 졸다가 벌떡 일어나 휘갈겨 메모하다보면 자신의 이야기. 그래서 듣는 사람들조차 자기 이야기로 여기는지도 모른다. 싸구려 사랑 타령이라는 핀잔도 있지만 그런 비난은 그야말로 말뿐임을 몸으로 느끼고 있다. 남의 사랑은 싸구려이고, 내 사랑만 보석이람? 라이브 공연은 11월7일부터 3일간 소극장 두레(02―3673―2964)에서 연다. 『마음의 불황을 겪는 요즘 삶의 고단함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허 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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