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마주보기]SBS 「기아체험 24시」

  • 입력 1997년 6월 5일 08시 19분


5일 오후 5시 20분. 서울 올림픽 펜싱 경기장에 학생과 시민 5천여명이 모여 일제히 「굶기」에 들어간다. 한국선명회 주최로 열리는 「기아체험 24시」. 6.25를 경험한 세대와 그 이후 세대들이 24시간 함께 굶으면서 전쟁의 의미를 되새기고 기아로 고통받는 지구촌 이웃과 북한동포들을 생각해본다는 취지. SBS가 4부에 걸쳐 생중계한다(5일 오후5.20∼7.30 1,2부. 밤12.00∼6일 새벽1.00 3부. 6일 오후5.00∼6.30 4부). 참가자들은 24시간동안 음료수외에는 일절 음식을 먹지 않고 배고픔을 경험한다. 방송에는 6.25 당시의 끔찍했던 상황과 탄자니아 자이르 등 기아에 허덕이는 아프리카 난민들의 모습이 영상으로 전해진다. 전쟁통에 부모를 잃은 보스니아 전쟁고아의 슬픈 표정이 담긴 필름도 준비됐다. 참가자들은 이러한 모습들을 바라보며 제삼세계 돕기 결의를 한다. SBS는 방영도중 아프리카 난민과 북한동포 돕기 모금운동도 벌일 계획. 시청자들이 방송사가 준비한 전화번호(02―700―1234)에 전화를 걸면 1통화에 2천원씩 자동입금된다. 인류애를 강조하기위한 이번 프로는 여러모로 뜻깊다. 하지만 아쉽다. 「인류애」도 좋지만 「동포애」도 중요하다. 선명회와 SBS는 북한 식량지원을 두고 행여 정부와 마찰을 빚을까 조심하는 분위기. 따라서 굶주리는 북한동포에 직접 초점을 맞추지 않고 아프리카 이야기를 함께 하고 있다. 현실에 남겨진 분단의 골은 아직도 깊다. 〈이원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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