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유시민發 조사위 이틀만에 철회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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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기자들 반발에 사측 결정… 노조관계자 “공식발표는 않기로 해”
“KBS 뉴스9, 조국 호위에 나서” 기자 37명 모니터 보고서 내

KBS가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보도를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조사위원회에서 검증하도록 하고 특별취재팀을 구성하기로 한 결정을 철회한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KBS 노동조합 관계자는 이날 “회사가 9일 내린 결정을 이틀 만에 철회하면서 공식 발표는 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날 성명서 발표를 검토했던 KBS기자협회도 성명서를 보류한다고 사내에 공지했다. 당초 KBS기자협회는 조사위 및 특별취재팀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회사로 출근했던 KBS 법조팀 기자들도 검찰과 법원으로 다시 출근했다.

이 같은 철회 결정은 기자들의 집단 반발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 열렸던 KBS기자협회 운영위원회에서는 조사위 및 특별취재팀 구성을 철회해야 한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운영위에 참석한 기자들은 회사의 결정에 대해 “후배(를 희생양으로 삼은) 꼬리 자르기다” “(내부에서) 결자해지를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KBS 법조팀 기자들도 회사의 결정을 비판하는 글을 올리고, 이에 공감하는 댓글들이 이어졌다. 10일 사내에서는 ‘사장과 보도본부 지휘부 결정’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이 공유되기도 했다. 이 입장문에선 ‘조사위 구성에 앞서 보도본부를 자체 점검하고 특별취재팀 구성과 운영을 보도본부의 결정에 맡기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으나 사측은 다음 날 이를 부인했다.

한편 KBS 노동조합(1노조)과 공영노조 소속 기자 37명은 ‘KBS뉴스 모니터 보고, KBS 뉴스9 조국 호위에 나섰다’는 제목의 자료를 10일 냈다. 조 장관이 후보자로 지명된 8월 9일부터 9월 30일까지 KBS와 SBS, JTBC, TV조선의 메인 뉴스를 분석한 결과 KBS 9시 뉴스는 조 장관 관련 기사를 180건 보도해 SBS(240건)의 71%, JTBC(245건)의 73%에 그쳤다고 밝혔다. 조 장관 관련 뉴스를 첫 번째에 배치한 횟수도 KBS가 22번으로 가장 적었다. 다른 방송사는 4∼9번 더 많았다. 5번째 이내로 배치한 경우도 KBS가 32번으로 가장 적었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kbs#조국 법무부 장관#특별취재팀#뉴스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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