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편지/조원]차별적인 ‘조선족’ 용어를 쓰지 말자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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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 곳곳에는 한민족의 혈통과 문화를 가지면서 중국 국적을 갖고 있는 이른바 ‘조선족’ 분이 많다. 그들 대부분은 일제강점기 중국으로 망명 또는 이주한 우리 조상들의 후손이며 상당수는 독립운동가의 후손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는 조선족을 배척하거나 멸시하는 분위기가 많다. 이들 대부분이 오직 돈을 벌기 위해 힘든 일도 마다않고 왔다는 인식과 이들이 저지르는 범죄가 국내인들보다 부각되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2013년 형사정책연구원의 ‘외국인 밀집지역의 범죄와 치안실태 연구’에 따르면 조선족을 포함한 중국 국적인의 범죄율은 10만 명당 2921명(2.92%)으로 10만 명당 3692명(3.69%)인 내국인 범죄율보다 낮다. 일부 끔찍한 범죄가 있기는 하지만 이를 갖고 전체 조선족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은 문제가 있다.

이들을 우리와 동등하게 대우하는 첫걸음은 이미 차별적 이미지가 강한 ‘조선족’이라는 용어를 쓰지 말고 ‘재중동포’ 또는 ‘중국동포’라고 부르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언어는 사고를 지배하기 때문이다.

2010년 이주동포정책연구소 발표에 따르면 중국동포들은 한국인들이 자신들을 ‘조선족’이라고 부를 때 매우 섭섭한 감정을 느낀다고 한다. 중국과 북한에서는 차별 없이 사용되는(일부 지역에서는 오히려 부자의 의미도 있다고 한다) 이 용어가 한국에서는 어떤 뜻을 갖고 있는지 알게 됐기 때문이다. 이것이 이해하기 어렵다면 과거 일본이 사용한 ‘조센진(朝鮮人)’을 떠올리면 된다. ‘조선인’의 일본식 발음일 뿐인 이 말이 ‘조센진’으로 불리는 순간 우리는 어떤 느낌을 갖는가.

조원 한영외고 3학년
#조선족#재중동포#중국동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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