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산다, 응급 상식]<4>아이 목에 사탕 등 음식 걸렸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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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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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에 걸린 음식 보이면 고개 돌린후 빼내

안보인다고 손가락 넣어 휘저으면 안돼

2005년 10월 인천에 사는 10세 남자 초등학생이 사탕을 급하게 먹다가 갑자기 ‘컥컥’ 소리를 냈다. 숨이 막힌 아이는 몸부림을 치기 시작했다. 담임교사는 아이에게 보건실에 갔다 오라고 지시했다. 아이는 4층에서 1층까진 내려왔지만 호흡 곤란으로 쓰러졌다. 아이는 119 응급차량에 실려 병원 응급실까지 이송된 뒤 목에서 사탕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뇌사상태에 빠져 20일 뒤에 사망하고 말았다. 어른들의 응급지식 부족이 아이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이다.

과자나 사탕을 잘못 삼켜 기도를 건드리면 아이들은 갑작스럽게 기침을 하고 쌕쌕거리는 소리를 낸다. 입안에 이물이 보이면 고개를 옆으로 돌리게 한 후 빼내면 된다. 그러나 입을 벌려도 안 보일 경우 어른이 아이 입안으로 손가락을 넣어 휘저으면 안 된다.

이때 하임리히법 응급조치를 하면 된다. 우선 어른이 아이의 뒤통수를 보고 뒤에서 껴안는 자세로 선다. 한쪽 손을 말아 주먹을 쥔 뒤 엄지손가락 쪽을 배꼽 조금 위에 놓는다. 다른 손으로 주먹 쥔 손을 다시 감싼다. 깍지 낀 두 손으로 아이의 배를 쓸어 올리듯이 위쪽으로 당겨 올린다(그림□1). 몇 회 계속 반복하다 보면 대부분 음식물이 튀어나온다.

문제는 아직 돌이 안 지난 영아일 경우다. 음식물을 잘못 먹은 영아가 숨을 못 쉴 경우 아이를 뒤로 돌려 아이의 엉덩이가 어른 배로 향하게 만든다(그림□2). 등을 세게 다섯 번 연속해 두드려 준다. 다시 아이 얼굴을 마주보도록 돌린다. 어른의 셋째, 넷째 손가락을 모아 아기의 가슴 중앙 부분을 다섯 번 연속 꾹꾹 눌러준다(그림□3).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땅콩이나 생야채처럼 아이의 목에 잘 걸릴 수 있는 음식은 4세 이전에는 되도록 주지 않는 것이 좋다. 응급의학전문의들은 “땅콩 같은 견과류는 초등학생 이상에게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아이에게 한 숟가락이라도 더 먹이려고 아이를 쫓아다니는 부모가 있다. 급하게 먹이려고 하다가 음식물이 걸릴 수 있다. 아이에게 입에 있는 음식물을 다 삼킨 뒤 말을 하거나 웃는 습관을 갖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

(도움말=한승백 인하대 응급의학과장·소아응급연구회장)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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